ADVERTISEMENT

미 국방정보국 "북, 핵무기 60개 만들 고농축우라늄 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고, 이미 60개 가량의 핵탄두를 보유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미 정보 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지난달 미국 국방정보국(DIA)가 지난달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WP)는 8일(미국 시간)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고, 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능력을 갖췄다고 미 국방정보국(DIA)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WP캡쳐]

미국 워싱턴 포스트(WP)는 8일(미국 시간)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고, 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능력을 갖췄다고 미 국방정보국(DIA)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WP캡쳐]

최근까지 DIA는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대기권 재진입(Re-Entry)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해왔다.
재진입 기술은 대기권(지상 100㎞)을 벗어난 미사일이 음속 15~30배의 속도로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열(섭씨 7000도)과 충격으로부터 탄두를 보호하는 것으로, 북한 ICBM 개발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북한이 ICBM에 장착할 소형화된 핵탄두 개발에도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 이후 북한이 핵무기 보유의 문턱을 넘은 것으로 미 정보 당국은 판단을 바꿨다.

지난달 28일 밤 북한이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탄두가 일본 북부 해상에 떨어지고 있다. 섬광은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대기와 마찰하면서 생기는 높은 열 때문에 발생한다. [NHK 캡처]

지난달 28일 밤 북한이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탄두가 일본 북부 해상에 떨어지고 있다. 섬광은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대기와 마찰하면서 생기는 높은 열 때문에 발생한다. [NHK 캡처]

북한이 ▶핵탄두의 원료가 되는 핵물질(플루토늄, HEU) ▶운반수단(미사일) ▶기폭장치(수천분의 1초 동안 핵물질이 분열을 일으키도록 하는 장치) 등 핵무기의 3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뜻이다.
특히 DIA는 북한이 최대 6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달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758㎏과 플루토늄 54㎏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한다.

운반장치(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핵물질, 기폭장치와 함께 핵무기 3요소 갖춰 #본지 확보한 정보당국 미 정보당국 평가 일치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핵물질이 있더라도 미국을 핵으로 공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해 왔다”며 “하지만 북한이 최근 화성-12형(5월 14일)과 화성-14형(7월 4ㆍ28일)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어느정도 확보한 것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한미 정보 당국의 평가를 보도한 본지 2월 9일자 1면. 

북한이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한미 정보 당국의 평가를 보도한 본지 2월 9일자 1면.

  특히 핵물질 보유량은 지난해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을 추정해 작성한 대외비 문건과 일치하고 있다. <중앙일보 2월 9일자, 1ㆍ3면>
본지가 입수해 보도한 군과 정보 당국의 북한 핵물질과 관련한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보유량은 758㎏, 플루토늄 보유량은 54㎏이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핵탄두 1개를 만드는 데 플루토늄 4~6㎏, 고농축우라늄 16~20㎏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 당국의 추정치를 고려하면 북한이 보유한 핵물질로 플루토늄탄 9~13개, 고농축우라늄탄 37~47개를 만들 수 있다. 최소 46개에서 최대 60개까지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건은 한미간 공유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이번에 DIA가 밝힌 핵탄두 보유량 역시 지난해 기준일 가능성이 크다.
  HEU 는 플루토늄 보다 손쉽게 비밀생산이 가능해 보유량이 758kg보다 훨씬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평북 영변 등지의 우라늄 농축 공장의 가동시간을 대폭 늘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해선 논란의 소지가 남아 있다. 이번 DIA평가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탄두에서 자세제어 정보 등을 원격으로 전송하는 암호화된 텔레메트리 정보를 분석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상에서 초음속 풍동테스트와 충돌 테스트가 필수"라며 "이런 실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미국 등 몇몇 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북한이 지상실험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고도를 높이고 사거리를 줄이는 방식의 고각발사로 실시하는 것과 실제 사거리에서 발생하는 상황 역시 다를 수 있다"며 "북한이 실험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한 재진입 기술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