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의료비 걱정 자유로운 나라 만들겠다”…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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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9일 “새 정부는 건강보험 하나로 큰 걱정 없이 치료받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며 “올 하반기부터 바로 시작해서 2022년까지 국민 모두가 의료비 걱정에서 자유로운 나라, 어떤 질병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소아암 환자와 가족을 위로한 뒤 앞으로 5년간 30조 6000억원을 투입해 건강보험을 통한 의료보장률을 현행 63%에서 70%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해 병원 내 어린이학교에서 환우의 열을 체크하기위해 이마에 손을 대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해 병원 내 어린이학교에서 환우의 열을 체크하기위해 이마에 손을 대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며 “국민이 아픈데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 의료비 부담으로 가계가 파탄 나는 나라, 환자가 생기면 가족 전체가 함께 고통받는 나라, 이건 나라다운 나라가 아니다”고 규정했다.

그런 뒤 “아픈 것도 서러운데,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것은 피눈물이 나는 일”이라며 “아픈데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와 가족의 눈물을 닦아드리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며 “이는 국민의 존엄과 건강권을 지키고, 국가공동체의 안정을 뒷받침하는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학병원 특진을 없애고 불가피한 1인실 입원과 간병이 필요한 모든 환자의 간병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등 치료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비급여 문제를 해결하고 ▶본인부담 상한제 인하의 혜택을 받는 환자를 현재 70만명에서 2022년 190만명으로 늘려 고액 의료비 때문에 가계가 파탄 나는 일이 없도록 만들고 ▶4대 중증질환에 한정됐던 의료비 지원제도를 모든 중증질환으로 확대하는 등 의료 안전망을 촘촘하게 짜겠다고 약속했다.

5년간 30조6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에 대해선 ▶그동안 쌓인 건강보험 누적흑자 21조원 중 절반 가량을 활용하고 ▶나머지 부족 부분은 국가 재정을 통해 감당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10년 동안의 보험료 인상이 지난 10년 간의 평균보다 높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의 세금과 보험료가 한 푼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지출은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한 “국민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국민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아플 때 같이 아파하고 국민이 웃을 때 비로소 웃는 국민의 나라,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굳건히 나아가겠다”며 “아픔은 덜고 희망은 키우겠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소년 환자의 꿈을 이루라고 남긴 메시지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청소년 환자의 꿈을 이루라고 남긴 메시지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 앞서 어린이 병동을 돌면서 어린 환자들을 위로했다.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모친이 울먹이며 “(우리나라에 10명 정도 있는) 너무 희귀(질환이)라서 (건강보험 보장 대상이 되는) 희귀·난치성 코드의 등록조차 안 됐다. 사각지대에 있다. 아무런 혜택과 지원을 못 받는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제는 치료 필요성을 의료진이 인증을 하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끔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심장수술을 앞둔 학생의 모친이 “대통령을 보고 힘이 날 것 같다. 제가 대통령 광팬”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내가 아주 좋은 기를 물려줄게요”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형석 작곡가, 검사 출신의 여치경 변호사아 함께 각각 작곡가와 검사가 꿈인 청소년 환자를 만나서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 마음껏 못하니까 제일 안타깝다”며 “그래도 건강이 먼저고, 건강해야 힘을 낼 수 있으니 조급해 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손수 종이에 적어주기도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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