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갑구 개표방해 993명 모두 연행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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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검찰과 경찰은 18일 대통령선거결과 불복집단행동을 엄단키로 한 방침에 따라 서울구로갑구 개표방해 농성장에서 9백93명을 연행, 혐의사실이 드러나면 모두 구속키로 했다.
또 광주 등 11개 도시서 부정규탄시위로 연행된 2백30명에 대해서도 주모자는 구속키로 했다.
특히 검찰은 구로갑구 개표사건 연행자들을 대부분대통령선거법위반으로 구속수사할 방침이다. 또 배후조종자·연계자들도 철저히 색출, 구속 수사키로 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선거당일인 16일 길거리 등서 봉고차 등에 강제로 태워 평민당 당사에 감금됐다 18일 풀려난 사람들을 상대로 폭행자·감금지시자들을 밝혀내 구속 수사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한편 경찰는 18일 전국주요도시에 2만여 명의 경찰력을 투입, 국민운동본부 및 전대협· 민민학련 등이 이날 하오 각지에서 강행하려는 「부정선거 규탄 궐기대회」의 원천봉쇄에 나섰다.
◇구로갑구 개표방해진압=봉인되지 않은 부재자투표함유출과 관련, 「선거무효」를 주장하며 서울구로구청을 점거, 3일째 농성을 벌여온 서울시내 대학생과 시민 등 2천여 명이 강제해산에 나선 경찰과 2시간 여 동안의 격렬한 충돌 끝에 18일 상오8시40분 모두 해산됐다.
이에 따라 구청안에 있던 선관위·구청직원 1백3명이 밖으로 나오고 투표 후 36시간동안 지연됐던 구로갑구 개표작업은 개표장을 시흥2동 시립부녀복지관으로 옮겨 이날 상오부터 시작됐다.
경찰진압과정에서 구청5층 강당에서 농성하던 공정선거감시단원 양원태군(23·서울대 경영2)이 20m 아래로 뛰어내리다 양쪽다리가 부러지고 학생·시민 등 50여명, 경찰24명이 다쳤다.
경찰은 현장에서 김성열군(20·서울대정치2)등 9백93명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청정건물 유리창 1백 여장이 최루탄과 돌 등에 맞아 깨어지고 각종 집기와 서류·구청 뒤편 20평 짜리 1층 창고건물이 전소됐으며 버스 등 12대가 불탔다.
경찰이 진압에 나서자 구청마당에 있던 7백 여명의 시위대는 보건소 앰뷸런스 등7대의 차량에 불을 지른 뒤 일부는 구청 밖으로 달아났으며 건물안에 있던 8백 여명은 구청복도에 책상 등으로 설치한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른 뒤 의자 등을 집어던지며 격렬히 맞섰다.
또 시위대중 1백55명은 옥상에 올라가 철문을 걸어 잠그고 옥상의 구로갑구선관위 사무실에서 책상과 서류 등을 꺼내 불을 지른 뒤 화염병과 뜯어낸 기와 등을 화염병과 뜯어낸 기와 등을 던지벼 2시간 동안 대항하다 고가사다리차로 물을 뿌리고 비상계단을 통해 최루탄을 쏘며 들어간 사복 체포조 2백여 명에게 모두 연행됐다.
한편 17일 밤부터 구청앞 도로를 점거, 시위를 벌이던 학생과 시민 1천여 명은 주변 골목길 등 곳곳에서 상오9시쯤까지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상오7시50분쯤까지 구청지하실∼4층의 각 사무실에서 농성 중이던 학생·시민들을 진압한 뒤 8시쯤부터 옥상시위대의 진압에 나서 매트리스 2백여 장을 바닥에 깔고 앰뷸런스 10여대를 대기시킨 뒤 고가사다리차로 물을 뿌리고 다연발 최루탄을 쏘며 옥상철문을 부수고 들어가 시위대를 완전 진압했다.
한편 인근 구로·영림중 등 4개 학교는 이날 시위 진압으로 학생들의 등교가 어겨 임시 휴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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