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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문체부, 3년간 500억원씩 퍼주기 지원”…재정관리감독 기능 정상화 주장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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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년 500억원이 넘는 돈을 특정 단체에 퍼주기 식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체육·문화예술사업' 지원과 관련, “아무런 지원 근거나 예산 산출근거 없이 부처 제멋대로 예산집행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예산 산출 근거 없이 자의적 운용” 지적 #“16개 사업 3227억원이 ‘최순실 예산’이란 것도 문제”

체육·문화예술사업은 학교체육 활성화와 대학운동부 및 실업팀 운영 활성화 지원, 심판인력 및 문화예술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위해 스포츠토토 수익금 중 5%를 재원으로 문체부가 운영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올해 편성된 예산은 553억2700만원이며, 지난해에는 509억4400만원, 2015년엔 471억5600만원이었다.

노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문체부의 자의적 예산 운용”이라고 말했다. 문체부가 구체적인 사업명을 명시하지 않고 ^학교체육 활성화 ^학교·직장 운동 경기부 활성화 ^심판 양성 및 지원 ^전문 인력 양성 ^문화예술 취약분야 육성 ^기타 체육문화예술 진흥 등 6가지로만 분류해 세부 예산의 산출근거 없이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분류별 총 계획금액만 국회에 보고한 뒤 문체부 내부에서 마음대로 집행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노웅래 의원은 체육문화예술사업 지원기금이 "문체부 쌈짓돈으로 쓰였다"고 말했다. [자료 노웅래 의원실]

노웅래 의원은 체육문화예술사업 지원기금이 "문체부 쌈짓돈으로 쓰였다"고 말했다. [자료 노웅래 의원실]

그는 해당 사업 중 체육과 문화예술분야 전체에 사용할 수 있는 ‘기타 체육문화예술 진흥’ 사업의 경우 일정한 지원기준 없이 비중이 높아졌다는 부분도 문제삼았다. 기타 체육문화예술 진흥 사업의 예산이 2015년 14억원, 2016년 76억원, 2017년 217억원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이 배경에는 최순실과 김종 전 차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 재정에 대한 국회의 재정관리 및 감시 기능을 하루빨리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서울 마포,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한편 그는 같은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최순실 관련 문화예술 사업의 예산이 3227억원에 달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문체부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16개 사업의 기획 과정 대부분에서 사업타당성이나 예산집행의 세부현황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중 가장 큰 규모인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의 경우 전년(80억원)보다 약 10배 많은 904억원의 예산이 지난해 투입됐다고 노 의원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예산 집행의 사후근거 마련을 위해 문체부가 지난해 9월 청부입법의 형태로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고도 했다. 청부입법은 국회의원이 아닌 정부가 법안을 만들어 의원에게 청탁하면 의원이 자신의 이름으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관행을 말한다. 정부가 법안을 발의하려면 고시를 한 뒤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등 시간이 소요되지만, 의원 입법의 경우 의원 10명이 모이면 바로 발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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