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지난해 수백억 흑자 내고도 "국고보조금 621억원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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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방송공사(KBS)가 2007년부터 4년간 621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KBS는 올해에도 43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16일 공개한 '2007년도 국고보조금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KBS는 2007년 179억원, 2008년 138억원, 2009년 162억원, 2010년 142억원 등 모두 621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줄 것을 요청했다. 이 계획서는 지난 9일 KBS가 방송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방송발전기금 중 보조금을 줄 수 있다. KBS는 2004년 63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광고수익이 늘어난 데다 소송으로 법인세 등 세금 500억여원을 환급받아 수백억원대 흑자를 냈다.

하지만 사업계획서에서 KBS 측은 "한국방송공사의 대외방송(사회교육방송.국제방송 등 국책방송)을 운영.보조하기 위해 국고 보조가 계속돼야 한다"며 "재정여건을 고려할 때 국책방송이 위축될 우려도 있으므로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KBS는 국가보조금을 요구하기 전에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 악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BS 측은 "정부 위탁사업인 국책방송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을 요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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