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후보 회견내용(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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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의 선거상황은 6·29선언에 담긴 국민의 여망과 기대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통합은 커녕 분열로, 화합은커녕 대결로 역행하고 말았다.
6·29후 최대과제는 갈라진 국론을 통합하는 일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여야 1대1의 대결로 과반수 이상의 확실한 지지를 모으는 것인데 최근의 걱정스런 선거양상을 보면 그 필요성은 더없이 절실해졌다. 따라서 나는 오늘 두후보에게 후보단일화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6·29선언을 발표할 당시 국민의 뜻은 여당은 공평무사의 정신에서 직선제를 받아들이고야당은 후보를 단일화해 1대1로 대결, 국민의 심판을 받으라는 것이며 이긴 족이 나라살림을 맡고 진쪽은 축배를 들어주며 협조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선거결과 단 한표 차이로라도 승리하게 되면 강력한 민주정부를 구성하고 민주화합의 새시대를 끌어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은 8가지 국정운영원칙을 지키겠다.
①새 정부는 권위주의적 운영방식을 전면 배격, 정부는 내각에 맡기고 대통령 자신은 국민속에 파고들어 민심을 파악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이동 청와대의 기능을 수행하겠다. ②모든 정보기관은 대공업무만 전담케 그 기능을 재조정하겠다. ③과거의 모든 대형부정사건과 관련, 혐의사실이 나타나는 경우·엄정조사해 의법처벌하겠으며 국정조사권도 발동하겠다. ④차기정부는 초당적 차원에서국정을 운영하겠으며 앞으로 여야관계는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이끌어 가겠고 사람을 쓰는데 정당·지역별·성별·세대를 초월하겠다. ⑤당의 체질을 민주정당으로 탈바꿈시켜 문민정치의 가교가 될수 있도록 하겠으며 다음번 대통령후보는 자유경선을 통해 탄생되도록 하겠다. ⑥취임즉시 대사면령을 내리겠다. ⑦당선직후 대통령직속으로 가칭 민주화합추진본부라는 특별기구를 설치하겠다. ⑧이같은 약속을 분명히 다짐하기 위해 올림픽을 치른 이후 오늘의 약속을 포함, 6·29선언과 그동안의 모든 선거공약 이행여부에 대해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중간평가를 받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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