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서도 한국 편의점 보겠네'-치열한 경쟁, 최저임금 상승에 해외로 눈돌리는 한국 편의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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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해외에서도 한국 편의점에서 한국 상품을 만날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전망이다. 여행에 지친 배낭여행객이라면 더욱 반가울 소식이다. 국내 대표 편의점인 GS25를 보유한 GS리테일은 베트남에, CU를 보유한 BGF리테일은 이란에 각각 브랜드를 단 편의점을 낸다.

CU 이란 진출에 이어 GS25도 베트남 공략 나서 #안정적 로열티 수익 기대…해외 진출 활발해 질 것

GS리테일은 이달 27일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베트남의 손킴그룹과 합작법인회사를 설립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분은 GS리테일이 30%, 손킴그룹이 70%다. GS리테일은 합작회사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해외 가맹 사업 계약을 체결한다. 올해 안에 호치민시에 GS25 1호점이 문을 연다.

첫 해외 시장 진출 국가로 베트남을 결정한 데는 현지인의 구매 성향이 작용했다. 베트남인은 적은 양을 자주 사는 성향을 보인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소매 수익은 1180억달러(약 132조3606억원)로, 1년 새 10.2% 성장했다. 조윤성 GS25 대표는 “국내 토종 편의점 브랜드인 GS25가 독자적인 운영 기법을 발전시켜 해외 진출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14일 BGF리테일도 이란 엔텍합 투자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이란 진출을 선언했다. BGF리테일은 브랜드, 시스템,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다. 인텍합은 투자와 운영을 담당한다. 이번 계약으로 300만유로(약 32억4827만원)를 받았다. 이란은 인구 8000만 명의 국가로, 중동에서 최대 시장으로 손꼽힌다.

박재구 BGF리테일 대표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편의점이 인정받았고 이란을 발판 삼아 다른 중동 및 동남아시아 지역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편의점이 잇달아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데는 내년 최저 임금 인상 영향이 크다. 내년 최저임금이 현재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가맹점이라 각 점포의 점주가 인건비를 지급하는 형태지만 개별 점포 운영이 어려워지면 결국 가맹본부인 본사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한 집 건너 편의점’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치열한 경쟁도 이유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3만5000여 개로, 포화 상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점포별 수익 감소, 늘어나는 폐점 등으로 성장률이 2%대에 불과하다. 여기에 신세계 ‘이마트24’ 등 대기업까지 편의점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하면서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답이 안나오니 결국 새로운 시장인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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