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실적은 사상 최고인데 주가는 떨어진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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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해 9월 하이닉스 중국 충칭 공장에서 생산중인 반도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해 9월 하이닉스 중국 충칭 공장에서 생산중인 반도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SK그룹]

SK하이닉스가 2분기 3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최고의 실적을 올렸는데도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7만원 선이 깨졌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507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574% 증가했다.

그런데 26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보다 5.1% 하락한 6만6800원으로 마감했다. 이틀전 7만3000원의 사상 최고가에서 8.5% 떨어진 것이다.

이유는 뭘까. 매일경제의 분석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D램의 가격 상승세가 곧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D램이 주로 쓰이는 PC나 스마트폰의 수요가 급증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년새 D램값은 2배 이상 뛰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3분기 3조3499억원에서 4분기엔 3조2729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최고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일경제를 통해 “불과 1년 전만 해도 D램 업체들이 ‘다 죽어간다’는 소리가 나왔는데 이후 D램 재고가 급격하게 줄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며 “D램값이 이 정도 올랐고 분기 3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두고 투자자들은 이를 정점으로 보고 주식을 팔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은 25일 1313억원 규모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도했다. 26일에는 오히려 매도세가 더 강해졌다. 이날 외국인은 올 들어 사상 최대 매도 물량인 1616억원을 쏟아냈다. 올 들어 외국인의 하이닉스 누적 순매도 규모는 8374억원에 달한다.

배당 대신 투자를 확대한 게 주가 하락의 원인이란 분석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생산설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배당을 기대했던 외국인이 실망감에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가가 최근 너무 많이 올랐다는 불안감이 작용해 '주식을 팔겠다'는 주문이 늘어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49.4% 올랐다. 상승률이 코스피(20%)의 두 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상승률(38.3%)보다 높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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