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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속도로 개통으로 미시령터널 5000억 손실보전금 물어줄 위기 처한 강원도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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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속도로 개통으로 통행량이 급감한 미시령터널. [중앙포토] 

동서고속도로 개통으로 통행량이 급감한 미시령터널. [중앙포토]

서울~양양고속도로(동서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미시령터널이 수천억원의 혈세를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6일 강원연구원과 강원대 정재연(회계학)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말 동서고속도로 개통 후 터널 이용 차량이 크게 줄면서 이에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2036년까지 강원도가 터널운영사에 최대 5000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미시령터널을 운영하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 따르면 동서고속도로 개통 직후인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미시령터널 통행량은 17만420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만1701대와 비교해 58%(25만대)가량이 줄었다.

고속도로 개통 25일간 터널 이용 25만대(58%) 줄어 #2006년 민간자본 964억 투입해 3.69km 터널 개통 #2036년까지 통행량 못 미치면 손실보전금 지원 계약 #강원도, 작년까지 총 240억3781만원 혈세 지원

 강원도 인제와 속초를 연결하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3.69㎞)는 전체 사업비 2580억원 가운데 964억원(38%)이 민간자본으로 2006년 개통했다. 당시 강원도와 민간 사업자인 ㈜미시령동서관통도로는 2036년까지 실제 통행량이 예상 통행량을 넘지 못할 경우 도가 투자사에 손실보전금을 지원해 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방식으로 계약했다. 강원도는 2009년 통행료 수입이 55.2%를 기록해 37억원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하는 등 지난해까지 매년 예상통행량을 넘지 못해 총 240억3781만원을 지불했다.

국내 두번째로 긴 미시령 터널 내부. [중앙일보DB]

국내 두번째로 긴 미시령 터널 내부. [중앙일보DB]

고속도로개통으로 미시령터널 통행량이 빠르게 줄면서 손실보전금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원연구원은 지난 2015년 동서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미시령터널 통행량 변화예측 연구보고서를 통해 동서고속도로가 개통하면 실시협약 대비 통행량이 82.9%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재연 강원대 회계학과 교수가 앞으로 20년간의 손실보전금을 예측한 결과 2036년까지 최대 5000억원이 넘는 손실보전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난 10년간 240억원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할 때 앞으로 20년간 20배가 넘는 돈을 내야 하는 셈이다. 156만명인 강원도민이 모두 32만원을 내야만 갚을 수 있는 돈이다.

동서고속도로 개통 첫날 모습. 연합뉴스

동서고속도로 개통 첫날 모습. 연합뉴스

강원도는 1999년과 2000년에 두차례 교통량 예측을 했는데 2036년까지 매년 통행량이 늘어 하루 평균 통행량이 최대 4만9000여 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당시 미시령터널 통행량의 최대 변수인 동서고속도로를 무시한 채 수요를 예측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2000년에는 동서고속도로가 국가 계획에만 포함돼 있어 실제 언제 개통할 지 확실하지 않았다"며“6개월~1년 정도 터널의 교통량을 지켜본 뒤에 수익구조 재분배나 공익처분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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