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강찬수의 에코 파일] 기상이변 Extreme Weather Events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상이변 Extreme Weather Events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폭설·폭우 등 #일반적인 계절 변화를 뛰어넘는 수준 #예보관도 예상하지 못하는 현상들 #과거보다 잦아진다는 지적 제기돼 #온난화가 근본 원인이란 설명도 #미래엔 이변 아닌 '정상'이 될 수도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 있는 한 다리가 지난 16일 내린 폭우로 부서져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 있는 한 다리가 지난 16일 내린 폭우로 부서져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폭염과 극심한 가뭄, 한파와 폭설 등 일반적인 계절 변화에서 보기 드문 기상 현상을 말한다.
수십 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 등과 같은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기상이변은 자연재해로 이어지고 엄청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낸다.
최근에는 기상이변이 기후변화, 즉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충북 청주와 충남 천안지역에는 장맛비가 집중호우가 돼 쏟아졌다.
이날 새벽부터 오후 2시까지 청주에는 290.9㎜의 비가 내렸다. 22년인 전인 1995년 8월 25일 293㎜가 내린 이래 그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이로 인해 충북에서만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2010년 9월 갑작스런 폭우로 서울에서는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오세훈 서울 시장 등과 함께 피해를 점검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0년 9월 갑작스런 폭우로 서울에서는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오세훈 서울 시장 등과 함께 피해를 점검하고 있다. [중앙포토]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 같은 폭우는 지난 2010년 9월 추석 연휴 때 서울 등 수도권에도 쏟아졌다.

한 여름도 아닌 9월 하순에 그렇게 많은 비가 퍼부은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었다.
2010년 추석 전날인 9월 21일 하루에만 259.5㎜의 비가 퍼부은 것을 비롯해 그해 9월 1~21일 서울에 내린 비는 모두 656㎜였다.
1908년 서울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9월 강수량으로는 최고를 기록했다.

2010년 1월 서울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중앙포토]

2010년 1월 서울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중앙포토]

이와 비슷한 사례는 그해 1월에도 있었다.

2010년 1월 4일 서울에는 관측 사상 최대인 25.8㎝의 눈이  쌓이는 등 중부 지방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다.
이날 서울에 내린 눈은 적설 관측기록이 남아 있는 1937년 이후 가장 많았을 뿐만 아니라 아마도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후 100여년 만에 최고치일 것으로 추정된다.

100년 만에 서울지역에서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한 2010년 1월 4일 폭설을 보여주는 테라 인공위성 영상 . 경기도뿐 아니라 황해도 , 평안도 지역의 적설량이 특히 많은 걸 알 수 있다. [사진 미 항공 우주국(NASA)]

100년 만에 서울지역에서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한 2010년 1월 4일 폭설을 보여주는 테라 인공위성 영상 . 경기도뿐 아니라 황해도 , 평안도 지역의 적설량이 특히 많은 걸 알 수 있다. [사진 미 항공 우주국(NASA)]

2016년 여름 시민들은 폭염에 시달려야 했다.

여름 전체로 보면 1994년 여름의 폭염이 역대 최악이었지만, 8월 전반기(1~15일)만 놓고 보면 2016년이 더 더웠다.
서울의 경우 2016년 8월 1~15일 평균기온이 29.7도로 1907년 서울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1994년 29.4도보다도 높았다.

지난해 극심한 폭염을 겪은 데 이어 올해도 시민들이 폭염으로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19일 오후 시민들이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여의도공원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극심한 폭염을 겪은 데 이어 올해도 시민들이 폭염으로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19일 오후 시민들이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여의도공원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연합뉴스]

기상청 예보관들은 이 같은 폭우와 폭설, 폭염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할 때가 많고, 그럴 때마다 일기예보가 빗나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예보관들도 그 강도를 짐작할 수 없는 수준의 폭우, 폭설이라면 적어도 일부는 기상 이변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 관측된 기록이 없는, 경험해보지 못한 폭우와 폭설 등을 제대로 예측하고, 이를 예보에 정확히 반영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3년 필리핀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낸 태풍 하이옌. 인공위성에서 촬영했다. [사진 미 항공우주국(NASA)]

2013년 필리핀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낸 태풍 하이옌. 인공위성에서 촬영했다. [사진 미 항공우주국(NASA)]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기상이변은 잦아지고 있다.

2013년 11월 필리핀을 강타한 슈퍼태풍 하이옌(HYIYAN)은 순간 최대풍속이 시속 380㎞에 이를 정도였다.
태풍으로 인해 필리핀 중부도시 타클로반 지역의 인명 피해는 사망 6111명, 실종 1779명으로 공식 집계됐다.

이에 앞서 2008년 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가 미얀마를 강타했을 때는 무려 18만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또 2003년 여름 폭염이 유럽을 뒤덮었을 때는 노인들을 중심으로 3만5000여명이 숨졌다.

독일 포츠담기후피해연구소(PIK) 과학자들은 2012년 3월 ‘네이처 기후변화’ 저널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빈발하는 기상이변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개별적인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의 연관성을 따지기는 쉽지 않지만 여러 번의 기상이변을 종합, 분석하면 지구온난화와 연관을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기상이변이 잦아들면서, 과거에 기상이변이었던 것이 이제는 '정상적인 것(New Normal)'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요즘의 여름철에 보기 드물게 나타나는 폭염과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40~50년 쯤 지나면 일상적인 기온, 평년기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묶지 못한다면 더 많은 기상이변이 나타나고, 일부 국가는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상이변 관련 기사

관련 도서

${dataMap.artCont}

책표지

책표지

『앵그리 플래닛-뜨거운 지구가 보내는 냉혹한 경고』 World on the Edge

레스터 브라운 지음 ∣ 이한음 옮김 ∣ 도요새

매년 ‘지구환경보고서’를 내는 미국 월드워치연구소장와 지구정책연구소장을 지낸 저자가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과 자원낭비로 인해 지구가 파산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경고한 책이다. 저자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고 80억 인구를 먹여 살릴 대안, 즉 플랜B를 시급히 마련하고 실행에 옮길 것을 촉구한다.

☝배너를 클릭하면 '강찬수의 에코 파일'을 더 보실 수 있습니다.

☝배너를 클릭하면 '강찬수의 에코 파일'을 더 보실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