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송서 韓여성 에어비앤비 성폭행 사건 다루면서…"어느 정도 자기 책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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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금을 살자' 영상 캡처]

[사진 '지금을 살자' 영상 캡처]

일본인 남성이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국인 여성에게 숙소를 빌려준 뒤 성폭행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된 사건을 소개하던 일본의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가해자 남성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 지난 17일 일본 후쿠오카 현 주오 경찰서는 자신의 원룸 아파트에서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30대 일본인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16일 오전 6시 30분쯤 자신이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이용객인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하고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다른 여성 1명과 함께 에어비앤비를 통해 가해 남성으로부터 아파트를 빌렸다.

한국 이슈에 대한 일본 반응을 취합하는 네이버 블로그 '지금을 살자'는 지난 18일 해당 방송의 일부를 편집해 한국어 자막과 함께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남녀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대담자들이 의견을 더하는 한국 종합편성채널의 시사 프로그램들과 유사한 프로그램 형식을 띠고 있다.

방송에서 아나운서들은 "후쿠오카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남성이 숙박객인 여성 관광객을 성폭행해 체포됐다"며 "용의자는 30대 한국인 여성에게 성폭행해 전치 2주 정도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으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사건을 설명했다.

이를 지켜보던 패널 중 한 명은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호텔이 부족해 민박을 늘려가자는 추세인 것 같다"며 "국제적으로 일본의 신용도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특정 용의자의 파렴치한 범행이지만 방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사진 '지금을 살자' 영상 캡처]

[사진 '지금을 살자' 영상 캡처]

여성 아나운서는 "민박이나 홈스테이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나는) 남성 호스트 방을 선택하지 않는다"며 "여성 호스트나 가족이 전부 있는 집이라고 해도 전부 집을 비웠을 때 빌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반려동물의 유무나 흡연 유무 등은 자세하게 확인하면 많은 것을 알수 있다"며 "자기가 위험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듣던 남성 아나운서는 "물론 이번 여성은 범죄를 당했기 때문에 피해자지만 역시 어느 정도 자기 책임이 있다고 할까"라고 의견을 보탰다.

방송에서는 이런 위험이 늘어날 것에 대한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후쿠오카현은 에어비앤비 형태를 포함한 민박에 허가제를 운용하고 있지만 무허가 상태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패널은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며 "조례나 법률로 규제하려고 해도 도촬 여부에 관해서 이런 일은 점점 늘어날 것 같다"고 했다. 또, "여성 호스트가 아니면 숙박하지 않는다고해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서 속이려고 하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어떻게 규제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의견도 있었다.

영상을 접한 국내 네티즌은 "말이야 방구야" "저 논리면 길 가다 돌을 맞아도 지나간 사람 잘못임" 등 반응을 보였다. 해당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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