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현은 대남공작원…'軍 출신'도 거짓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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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선전매체에 등장한 탈북 여성 임지현(26)씨가 당초 위장 탈북한 뒤 대남공작원 활동을 해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건 초반에 제기됐던 ‘납치설’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다. 매일경제는 20일 북한보위부 출신 이준호(57)씨와의 인터뷰를 이같이 보도했다.

북한 선전매체에 탈북 방송인 임지현씨가 전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임씨가 TV 조선의 방송 프로그램인 ‘남남북녀’에 등장했던 모습. [우리민족끼리, TV 조선 방송화면 캡처]

북한 선전매체에 탈북 방송인 임지현씨가 전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임씨가 TV 조선의 방송 프로그램인 ‘남남북녀’에 등장했던 모습. [우리민족끼리, TV 조선 방송화면 캡처]

 이씨가 근무했던 북한보위부는 탈북자들에 대한 정보수집과 중국 대관업무 등을 담당한다. 이씨도 지난 2006년 남한으로 넘어오기 전까지 10년 넘게 보위부 간부로 일했고, 귀순 후에는 우리 군 정보수집기관인 기무사령부와 일하기도 했다.

북한의 선전매체에 탈북 방송인 임지현씨가 등장했다. [우리민족끼리 캡처]

북한의 선전매체에 탈북 방송인 임지현씨가 등장했다. [우리민족끼리 캡처]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보위부에 근무했을 당시 함께 활동하던 중국 정보원과의 통화에서 ‘임씨는 자발적으로 북 공작원과 만나 아주 매끄럽게 입국했다’고 들었다”며 “북한 정찰총국을 통해 중국 단둥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납치라면 절대 불가능한 경로”라고도 했다.

북한의 선전매체에 탈북 방송인 임지현씨가 전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우리민족끼리 캡처]

북한의 선전매체에 탈북 방송인 임지현씨가 전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우리민족끼리 캡처]

 정찰총국은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 기구로, 북한의 대남ㆍ해외 공작업무와 대남공작원들을 총괄 지휘한다. 이씨는 “(임씨는 북한 생활이) 좀 힘들어도 (한국 등으로) 나가면 더 힘들다는 메시지를 인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일종의 광고모델”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임씨가 과거 TV에서 ‘조선 인민국 포 사령부 소속 군인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것도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지난 16일) 북한 선전매체와 눈물의 기자회견을 한뒤 북한 간부와 인민들 사이에선 정치적으로 큰일을 해내고 남한을 탈출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한편 임씨가 거주했던 강남 소재 고시텔은 머그잔과 두꺼운 겨울옷 등 불필요한 물건만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가 이전에도 중국을 종종 오갔고, 한 번 가면 1~2주씩 방을 비웠다고도 한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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