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아들 취업 특혜 제보조작 혐의 '이유미', 올초 여주대 임용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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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특혜 의혹 조작 사건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이유미씨 모습. [연합뉴스]

취업 특혜 의혹 조작 사건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이유미씨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 제보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당 이유미(38·여·구속) 씨가 올 초 여주대학교 특별임용 교수로 채용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임기 1년의 유통서비스경영과 특임교수인데 최종 학력이 대졸인 그의 대표적 경력이 벤처기업 운영이라 대학 내부에서는 구속 이후에도 임용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학내 "벤처기업 창업이 유통서비스경영 전문가?" 의문 #대학측 "학생진로·창업 등 교육에 필요한 적임자" 평가 #정당활동 밝히지 않아...수사결과 따라 면직 여부 결정

18일 여주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1월 이씨를 유통서비스경영과 특임교수로 임용했다. 이씨는 단체급식소의 식사량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해 잔반량을 최소화하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머글라우’를 개발한 ㈜엄청난 벤처 창업자로 잘 알려져 있다. ㈜엄청난 벤처는 2013년 창조경제 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이 대학의 비전임 교원 운영에 관한 규정(2015년 개정)에 따르면 임용자격으로 다음 둘 중 하나의 자격을 갖추도록 했다. ‘관공서 또는 산업체 경력 10년 이상 재직한 자로서 본 대학에 공헌이 많은 자’ 또는 ‘국내외적 학문연구업적이 탁월하거나 특수영역에 경험이 많은 자로서 학교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다. 이씨는 두 번째에 해당한다는 게 대학의 설명이다.

이씨는 학생진로·창업 등 교육에 필요한 적임자로 평가돼 모 학과장의 추천으로 임용절차가 시작됐다.

여주대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여주대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하지만 이씨의 학력과 벤처창업 경험이 특임교수 자격이 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씨는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을 휴학 중이라고 한다. 최종학력이 ‘학사’다. 특임교수 임용자격에 학위 기준은 없지만, 학사 출신은 이씨가 유일하다. 이달 현재 여주대 특임교수 7명 중 이씨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의 학력은 박사 2명·석사 4명이다.

㈜엄청난 벤처가 창조경제 대통령상을 받긴 했지만 이씨를 유통서비스경영 분야의 전문가로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여주대 한 교원은 “벤처기업 1곳을 경영한 것을 놓고 유통 서비스 관련 경험이 많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며 “이 때문에 대학 측의 임용 특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주대 관계자는 “(이 특임교수의 이력서를 보면) 10년간의 벤처사업 경험이 있다. 학과추천, 학부회의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 임용된 것으로 특혜는 있을 수 없다”며 “다만 정당활동을 밝히지는 않았는데 수업은 계획대로 진행했다. 수사결과에 따라 면직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여주=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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