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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색 한산모시 한복 ‘우아한 정숙씨’ … 흰색 원피스에 킬힐 ‘세련된 멜라니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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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정숙 여사는 지난달 29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비취색 한복과 ‘나전 손가방’을 들고 참석했다. [김성룡 기자]

김정숙 여사는 지난달 29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비취색 한복과 ‘나전 손가방’을들고 참석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백악관 환영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만났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만찬장 입구에 도착한 뒤 기념촬영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함께 섰다. 한복 차림의 김 여사와 민소매 원피스 차림의 멜라니아 여사의 의상이 대비됐다.

만찬장의 퍼스트레이디 외교

김 여사는 비취색 장옷과 쪽빛 치마 차림에 붉은색 고름을 했다. 버선코의 선을 살려 직접 제작한 흰색 구두를 신었다. 손에는 전통 칠공예 기법인 나전(螺鈿)으로 만든 손가방을 들었다. 김 여사가 입은 한복은 광장시장에서 수십 년간 포목점을 했던 어머니가 물려준 한산모시 옷감으로 만든 것이다. 모시는 다른 옷감에 비해 땀 흡수력이 뛰어나 여름철 옷감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포목점을 운영한 어머니 영향으로 김 여사 본인이 명주나 모시 같은 한복 소재에 관심이 많다”며 “한복을 입고는 싶은데 여름철이라 고민을 했고 결국 모시 옷감을 떠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몸매를 드러내는 아이보리색 원피스를 입었다. 그는 2005년 스물네 살 연상인 트럼프 대통령과 결혼하기 직전까지 이탈리아와 프랑스·미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다. 기성 디자이너가 만든 의상과 구두를 착용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아이보리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김성룡 기자]

멜라니아 여사는 아이보리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김성룡 기자]

민소매 원피스는 2300달러(약 260만원)를 웃도는 프랑스 디자이너 롤랑 뮤레의 작품이라고 한다. 평소 멜라니아가 즐겨 입는 브랜드의 원피스다. 1m80㎝의 장신인 멜라니아 여사는 ‘아찔한 굽’으로 유명한 크리스찬 루부탱의 킬힐을 신었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개성과 관심사를 잘 드러내는 의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념촬영 뒤 만찬장으로 들어서면서 멜라니아 여사가 김 여사에게 “여행이 어땠느냐”고 물었고 김 여사는 “아주 즐겁게 보내고 있다. 지금이 한국 시간으로 아침”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인 김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 인사말에서 “문 대통령의 매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아내(very beautiful and lovely wife)와 함께 부부동반으로 식사할 수 있어 커다란 영광”이라거나 “많은 사람이 기대를 안 했지만 나는 문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경쾌하게 웃었다.

반면 멜라니아 여사는 시종 신중한 표정으로 남편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말을 경청했다. 만찬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 소개로 백악관 내 트리티룸과 링컨룸 등을 둘러보던 도중 멜라니아 여사는 “아들 배런을 재우고 오겠다”며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2006년 낳은 트럼프 대통령의 막내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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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여사는 만찬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문 대통령 부부를 배웅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문 대통령과 그의 부인, 사절단과 즐거운 만찬을 보냈다”며 함께 찍은 기념사진을 올렸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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