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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출퇴근용 2층버스 늘리고 GTX 철도망 구축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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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남경필 경기지사

남경필(52) 경기도지사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2011년에 쓴 책 『새로운 권력자』에서 “일자리 없는 복지는 사상누각이다”고 역설했다. 일자리 고민은 2014년 7월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에도 계속됐다. ‘일자리 넘치는 따뜻하고 안전한 경기도’를 도정목표로 내걸었을 정도다.

2년간 새 일자리 29만 개 만들어 #목표 42% 달성 … 70만 개 채울 것 #청년통장으로 경제 자립 도와주고 #따복하우스로 청년 주거문제 해결 #경기 남·북부 쪼개는 분도론엔 반대 #연정·공유시장경제 결실 맺기 총력

그는 “도지사 취임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2년간 29만2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같은 기간 생긴 전국 일자리의 45.9% 수준이다”고 말했다. 마을기업·협동조합·공공형일자리 등 사회적 일자리 18만 개를 비롯, 판교·광명·시흥·일산 테크노밸리 등 4차산업과 신성장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남 지사는 “(내년 6월까지) 도지사 임기 4년간 7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니 이제 겨우 41.7% 정도의 목표를 채운 셈”이라며 “누가 물으면 ‘일자리 몇 개 만든 도지사’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옆 ‘굿모닝 하우스’에서 남 지사를 만났다.

남경필 지사 인터뷰는 도청 옆 ‘굿모닝 하우스’에서 이뤄졌다. 50여 년간 도지사 관사로 쓰던 곳을 게스트 하우스와 카페 등으로 꾸며 시민에게 개방했다. [최정동 기자]

남경필 지사 인터뷰는 도청 옆 ‘굿모닝 하우스’에서 이뤄졌다. 50여 년간 도지사 관사로 쓰던 곳을 게스트 하우스와 카페 등으로 꾸며 시민에게 개방했다. [최정동 기자]

지난 3년간 가장 역점을 둔 정책은.
“연정을 기반으로 경기도주식회사·스타트업캠퍼스·판교제로시티·따복(따뜻하고 복된)하우스 등 저성장·양극화·청년실업 등 과제 해결을 위해 3년간 도전해 왔다. 특히 일자리 가뭄 시대에 전국 일자리의 절반 이상을 창출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청년 일자리와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동시에 해결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인데.
“일하고 싶어하는 청년 실업자는 많은데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미스매치(불일치)’를 해소하면 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꺼리는 이유는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 주거비 문제 등이다.

청년에게 일자리를 주려면 먼저 중소기업이 탄탄해야 한다. 중소기업에는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했다. 그리고 청년 소득을 높이기 위해 ‘일하는 청년 통장’을 도입했다. 3년간 매월 10만원씩 저축하면 경기도 지원금과 민간기부금을 통해 약 1000만원을 만들어 준다. 어느 지역처럼 무조건 수당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청년들이 자립하도록 돕는 제도다. 주거 문제는 따복하우스로 해결했다. 이는 정부의 행복주택 사업과 달리 아이를 낳을수록 임대보증금 이자 지원 혜택이 커지는 방식이다. 아이 둘을 낳으면 사실상 보증금이 공짜다. 여기에 경기도형 준공영제 어린이집인 따복어린이집도 도입했다. 이런 소득·주택·보육 문제 등이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청년들도 결혼하고 저출산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어떻게 보나.
“일자리는 공공부문과 사회적 일자리, 그리고 민간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추경을 보면 이런 부분에 대한 세세한 고민이 부족한 것 같다. 중소기업의 근로조건 개선 등 다양한 정책 마련이 필요할 것 같다.”
수도권 평균 출퇴근 시간(1시간30분)을 단축할 방안은 없나.
“출퇴근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도로 확충에는 한계가 있다. 대중교통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13개 노선 26대를 운영하고 있는 2층버스를 2018년 초까지 143대로 늘리는 등 차량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원·용인·김포 등 광역버스 환승거점에는 멀티환승 시설 25곳을 설치했다. 58개 철도 사업도 추진 중이다. 고속·일반·광역·도시철도 등 1373.9㎞ 규모의 철도망을 구축 중이다. 특히 수원발 KTX 직결사업과 GTX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GTX A노선인 서울 삼성역~동탄 구간의 경우 2021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고, 일산~삼성역 구간은 민자사업 모집을 위한 시설사업기본계획을 올해 안에 고시한다.”
서울·인천은 서비스 개선과 안전운행을 위해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는데 경기도는 왜 안 하나.
“광역버스를 대상으로 올해 안에 준공영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도비와 시·군비를 50%씩 투입할 예정인데 도비 10억원은 확보했다. 그러나 재정여건이 열악한 일부 시·군이 참여에 소극적이라 일괄 시행은 어려운 상황이다.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수원·안산·안양·시흥·광명·파주·김포·포천 등 8개 지역에서 우선 도입한 뒤 전체 시·군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수도권교통광역청 설치도 시급해 보이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수도권은 이미 하나의 생활권이다. 각 지자체의 이해관계와 경계를 뛰어넘을 필요가 있다. 지금은 수도권교통본부가 있는데 공무원들이 파견 나가 별로 성과가 없다. 제대로 하려면 경기도지사뿐 아니라 서울시장·인천시장이 권한을 내놓아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인천시와 긴밀히 협의하겠다.”
경기도는 남부와 북부의 경제 격차 문제가 심각해 분도론까지 제기되는데.
“선거 때만 되면 정치적 이슈로 ‘분도론’이 반복된다. 도지사 자리도 하나 더 생기고 공무원도 더 늘어나니 정치권이나 관에선 좋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 논리가 아닌 도민들의 삶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경기북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군사시설보호법 등 이중 규제로 모든 분야가 낙후돼 있다. 분도하면 재정자립도가 훨씬 열악한 (2개의) 도가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분도보다는 지방분권이 더 필요하다. 중앙정부에서 권한을 준다면 경기도가 도의회와 연정하듯 산하 기초자치단체(시·군)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은 경기도가 권한을 넘기겠다.”
공유시장경제 차원에서 출범한 경기도주식회사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판로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됐는데 현재 플랫폼을 구축하는 단계라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온라인 채널 중심의 판로 등 플랫폼이 오는 8월부터 정상가동되면 곧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은 1년 동안 역점 사업은.
“연정과 공유시장경제 등 경기도의 도전이 결실을 맺는 데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연정과 협치는 새로 출범한 정부도 추진하는 시대정신이 됐다. 산업단지 주변에 공동 직장 어린이집이나 따복하우스를 설치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보건·의료·교육 등 새로운 일자리 발굴·확충과 광명·시흥·일산 테크노밸리 등 첨단클러스터도 조성하겠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나.
“아직 결정 안 했다. 너무 형식적인 답변일지는 몰라도 (경기도지사로) 일할 자격이 있는지, 필요가 있는지 고민해서 연말·연초에 결정하겠다.” 

◆남경필 지사

1965년 경기도 용인 출생. 서울 경복고와 연세대 사회사업과를 졸업했다.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 1998년 15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19대까지 5선 의원 출신이다. 2014년 경기도지사로 선출됐다. 19대 대선 때 바른정당 경선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수원=전익진·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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