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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죽은 빵도 되살린다'는 프랑스 명품 버터, 현대백화점이 세계 최초로 빵집 브랜드화

중앙일보

입력

지난 23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세계 최초로 문을 연 이즈니 베이커리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

지난 23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세계 최초로 문을 연 이즈니 베이커리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

‘죽은 빵(맛없는 빵)도 되살린다’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로 유명한 버터. 미식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프랑스 3대 버터 ‘이즈니 버터’가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를 만들었다.

'빵의 나라' 프랑스 대표 버터 이즈니 #일반 버터보다 3배 비싼 최고 등급 #세계 최초로 한국에 베이커리 개설 #현대백화점이 브랜드화 제안한 결과

25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즈니 베이커리’가 지난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세계 최초로 문을 열었다. 이즈니 버터로 만든 크로아상을 비롯 40여종의 빵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빵을 80여종까지 늘리고 국내 매장 추가 개설은 물론, 아시아 국가 진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23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세계 최초로 문을 연 이즈니 베이커리에서 고객이 빵을 고르고 있다. [사진 현대백화점]

지난 23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세계 최초로 문을 연 이즈니 베이커리에서 고객이 빵을 고르고 있다. [사진 현대백화점]

이즈니 버터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이즈니 생메르(Isigny Sainte-Mere)‘협동조합에서 생산한 고급 버터다. ’빵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최고급 버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일반 버터에 비해 가격이 3배가량 비싸 제과점에서는 소량만 넣는 경우가 많다. 이즈니 버터로 만든 빵의 가격도 그만큼 비싸지기 때문이다.

이즈니 생메르 조합은 1932년 조직돼 80년 넘게 묵묵히 버터 등 유제품을 생산해왔다. 좋은 환경에서 소를 키워 유기농 버터와 치즈 등을 만드는 데 매진해온 것이다. 그 결과 유럽연합(EU)에서 인증하는 최고 등급의 전통 특산품 AOP(Appellation d‘origine protegee) 인증을 받았다. 역시 AOP 인증을 받은 푸아투샤랑트, 브레스 버터와 더불어 프랑스 3대 버터로 꼽힌다.

이즈니 베이커리의 대표 상품인 크로아상과 이즈니 버터 제품 [사진 현대백화점]

이즈니 베이커리의 대표 상품인 크로아상과 이즈니 버터 제품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3월 이즈니 조합 측에 베이커리 사업을 제안했다. AOP 인증 제품은 신규 브랜드를 런칭할 때 프랑스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할 정도로 관리가 철저하다. 제안 후 1년간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지난 4월 현대백화점과 조합 측은 ’이즈니 베이커리‘ 브랜드 아시아 독점 사용권을 현대백화점에 주는 계약을 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당시 이즈니 조합 관계자는 “버터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지역 주민들에게 베이커리 사업 계약은 새로운 도약발판을 갖추게 된 획기적인 일로, 현대백화점과 함께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요 국가에도 진출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즈니 베이커리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강조하고 있는 ’뉴콘텐트 전략‘의 일환이다. 브랜드 유치가 아닌 개발에 힘쓰라는 주문이다.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맞춤형 원목가구 전문 브랜드(카레 클린트 비스포크 스튜디오)를 런칭한 것이나, 360년 전통의 일본 소면 진가와(陣川)를 국수 브랜드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제조업체에 주문해서 상표만 부착하는 형식의 자체브랜드(PB) 보다는 전통과 품격이 있는 명품을 찾아 먼저 제안하고 설득해 브랜드화하는 작업을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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