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백남기 유족,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16일 공식입장을 발표한 이철성 경찰청장 [중앙포토]

지난 16일 공식입장을 발표한 이철성 경찰청장 [중앙포토]

 이철성 경찰청장이 19일 고(故) 백남기 농민의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건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어쨌든 사과는 받는 사람이 느껴야 한다. 농민회, 유족 측과 접촉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백씨의 사망 원인이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뀌자 지난 16일 처음으로 공식 사과 입장을 발표했다.

이 청장은 '백씨의 아내가 있는 전남 보성으로 직접 가서 사과하는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유족들과 조율 해봐야 한다"면서도 "직접 만나서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6일 공식 입장 발표 이후 '뒤늦은 보여주기식 사과'라는 여론이 일자 이에 대한 '진화'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청장은 지난 16일 "그간 민주화 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유명을 달리하신 박종철, 이한열 등 희생자와 특히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유명을 달리한 백남기 농민과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함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취임 이후 관련 입장을 발표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이 사망 원인을 바꾼 직후에야 사과를 표명한 데 대해 "국회에서도, 기자간담회에서도 다만 유가족에게 와닿지 않고 진정성이 없어보이고 진솔한 사과가 아니라했을 뿐 유감 표명은 계속 해왔다"며 "늦은 사과라는 점은 인정한다. 여러 상황 변화 때문에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씨 사망 원인이 경찰 살수차 때문이라는 것도 인정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그 부분은 검찰 수사를 통해 명확해져야 한다"며 "일단 서울대병원에서는 그 부분까지 판단하진 않았고 다만 외인사가 격막하 출혈로 돼 있기에 그 인과관계를 법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백씨 사건 당시 살수차를 운행했던 경찰관 처벌에 관해선 "형사 재판이 걸려있는 부분은 통상 판결이 나온 뒤에 징계를 내려왔다"며 "지휘관이라면 판결이 나오기 전 직위해제한 경우는 있지만 일반 직원이라 직위 해제의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