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기지 촬영 무인기 북한 소행 확실, 정식으로 문제제기 할 것"…한민구 국방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한민구 국방장관(사진)은 14일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비행체가 주한미군의 경북 성주골프장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기지를 촬영한 사실에 대해 “확정적으로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서다.

한 장관은 북한의 사드 기지 촬영 목적에 대해선 “유사시 사드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타격할 수 있는 표적을 획득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추락한 무인기가 가진 표적정보 능력이 어느 정도 세부적일지는 조사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어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을 지상으로 전송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8일 북한 조선중앙TV의 ‘시사대담’에서 경북 성주골프장의 사드 배치 전경을 담은 위성사진이라며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TV는 사드 레이더 1기(오른쪽 검은 원)와 발사대 2기(왼쪽 검은 원)이 성주골프장의 북쪽 능선 부근에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이들 사진이 위성사진이라고 언급했지만 출처와 촬영 시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그는 또 “북한이 발진시킨 항체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서 대한민국 영토 안에 들어왔다는 것은 중대한 휴전협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사가 끝나면 우리 군의 대응태세 강화는 그대로 하면서 동시에 정전협정 위반에 대해 유엔군 사령부를 통해 북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강구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지난달 8일 북한 조선중앙TV에서 공개한 사드 기지 사진에 대해 “북한이 위성을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중앙TV는 당시 위성사진이라면서 사드 기지의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대 사진을 내보냈지만 구체적인 출처와 촬영 시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한 장관은 “북한은 고가ㆍ고도의 정밀 감시ㆍ정찰자산은 갖고 있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가용한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는 차원에서 이런 것(소형 무인기)이 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또 “북이 상업용 위성이 찍은 사진을 구매하는 방법은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제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소형 무인기)을 활용하지 않겠나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군 당국이 확보한 북한 무인기 추정 소형비행체. [사진 합참]

그는 우리 군의 소형 무인기 탐지와 파괴 능력에 대해 “북이 보유한 무인기 중 가장 작은 2m급인데, 우리가 가진 탐지자산으로는 탐지가 안 되는 크기”라며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려면 0.01㎡ 크기를 식별할 수 있는 레이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탐지를 하더라도 기존 총탄이나 포탄으로는 상당히 제한되기 때문에 레이저ㆍEMP(전자기파)ㆍGPS교란 등 방법이 적용된다”며 “선진국도 실전용으로 개발한 게 없다. 우리도 2014년 이후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북한 무인기 대책의 하나로 “현재 수도권 중요 공역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제 저고도 레이더 RPS-42) 일부 장비가 배치돼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스라엘제 신형 레이더를 시험 평가 중이며 하반기 10여 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숫자가 적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의 중요시설에 중점 배치할 계획이다.

그는 또 2m급(사드 기지를 촬영한 소형 무인기 크기)이 생화학 등 공격용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2m급은 그런 능력이 상당히 제한되리라 본다”고 대답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