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카타르에 33년 만에 패배...러시아행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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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카타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도전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전반 2골, 후반 1골 허용하며 2-3패 #기성용, 황희찬 후반 추격골도 무위 #수비 부실 심각, 월드컵 본선행 불투명

한국은 14일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함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후반에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연속골을 터뜨렸지만 3실점하며 2-3으로 졌다. 한국은 최종예선 들어 세 번째 패배(4승1무3패)를 허용하며 승점 13점에 발이 묶였다. 조 2위는 지켰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12점)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최종예선 원정 네 경기에서 1무3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기성용과 황희찬의 연속 득점으로 원정경기 무득점의 늪에서 탈출한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카타르와 경기 도중 팔을 다쳐 고통스러워하는 손흥민(가운데). [사진 대한축구협회]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카타르와 경기 도중 팔을 다쳐 고통스러워하는 손흥민(가운데).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전반 25분만에 첫 실점을 내주며 어려운 흐름을 자초했다. 아크 정면에서 허용한 프리킥 수비 상황에서 카타르 최전방 공격수 하산 알 하이도스가 수비벽 오른쪽 측면으로 감아찬 슈팅이 우리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벽 위치를 잘못 설정해 직접 슈팅할 수 있는 공간을 허용한 실수가 뼈아팠다. 실점 이후 공중볼을 다투던 손흥민이 착지 과정에서 손을 잘못 짚어 오른팔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하며 일찌감치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악재가 이어졌다. 후반 6분에는 추가 실점이 나왔다. 카타르의 아크람 아피프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골키퍼 권순태와 맞선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14일 카타르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축구대표팀 측면공격수 이재성(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14일 카타르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축구대표팀 측면공격수 이재성(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후반 17분에 만회골을 터뜨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성용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카타르 골대 오른쪽 구석을 꿰뚫었다. 앞선 장면에서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카타르 수비라인을 무너뜨린 이재성(전북)의 돌파도 돋보였다. 후반 25분에는 황일수(제주)의 헤딩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정면에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승부의 추는 후반 30분에 카타르 쪽으로 기울어졌다. 카타르 선제골의 주인공 알 하이도스가 한국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며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만들어낸 뒤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후 한국이 만회골을 위해 노력했지만, 수비라인을 끌어내리며 밀집대형으로 돌아선 카타르의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축구대표팀의 카타르전 역대 전적은 5승2무2패가 됐다. 한국 축구가 A매치에서 카타르에게 패한 건 지난 1984년 12월 아시안컵 본선(0-1패) 이후 33년 만이다.

한국전 득점 직후 기쁨을 나누는 카타르축구대표팀.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전 득점 직후 기쁨을 나누는 카타르축구대표팀. [사진 대한축구협회]

패배와 함께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여부는 남은 두 경기 결과에 따라 가려지게 됐다. 한국은 오는 8월과 9월 이란(홈)과 우즈베키스탄(원정)을 잇달아 상대한다. 9차전 상대 이란이 최종예선 무패(6승2무) 행진 중인 강팀인 만큼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행 티켓 확보 여부는 우즈베크와의 최종전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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