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들 '빈자리가 없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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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전을 이틀 앞둔 14일 오전 LA 갤럭시의 홈 구장인 홈디포센터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가벼운 달리기로 몸을 풀고 있다. [LA=연합뉴스]

핌 베르베크 코치는 14일(한국시간) 미드필더를 포함한 수비 조직력을 다지면서 자신도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함께 뛰었다. 그는 "목표치의 90%까지 올라갔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코스타리카전 이후 주전 선수를 확정하려 했는데 시험적으로 내보낸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민이 많아졌다. 한국축구로서는 좋은 일이다."

물론이다. 좋은 소식이다. 전훈은 잘 되고 있고 선수들은 아드보카트호에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 뛰느라 전훈에 불참한 선수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전훈 참가 선수들의 기량이 늘어날수록 입지가 좁아진다.

백지훈(서울).조원희(수원).이호(울산)를 보는 아드보카트의 시선은 따뜻하다. 취재진 사이에서는 "세 선수는 '아드보카트의 아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나돈다. 김동진(서울)-김진규(주빌로)-최진철(전북)-조원희로 이어지는 포백수비는 대체로 합격 판정을 받았고, 호흡이 중요해 쉽게 바꿀 수 없다. 미드필더 김남일(수원)과 김두현(성남)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나온다.

이동국(포항)은 사실상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분위기다. 아드보카트가 "더 나은 선수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 모두에서 위력적이다"는 평가를 받은 이천수(울산)도 윙 포워드 한 자리는 차고 갈 수 있다. 측면 돌파가 뛰어난 정경호(광주)도 조커로 활용 가치가 크다. 조재진(시미즈)도 "힘과 거친 면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부진하지만 파괴력 있는 박주영(서울)도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함께 가야 할 필요가 있다. 버릴 만한 카드가 별로 없다.

월드컵 엔트리 23명 중 골키퍼를 제외한 엔트리는 20명이다.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트넘 홋스퍼)는 다치지 않는 한 확실하지만 나머지는 아니다. 주전은 물론 엔트리 진입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MBC-ESPN 정효웅 해설위원은 "설기현(울버햄프턴)과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은 그나마 안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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