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G 11홈런 에반스 "지난해보다 좋은 출발 마음에 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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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에반스

두산 에반스

프로야구 두산이 에반스를 앞세워 넥센을 제압했다. 퇴출 위기에 몰렸던 지난해와 달리 해결사로서의 모습이 강하다.

두산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경기에서 6-1로 이겼다. 올시즌 넥센을 상대로 고전했던 두산은 상대전적을 3승6패로 만들었다.
두산은 넥센 선발 브리검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6회까지 안타 9개, 4사구 2개를 얻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1회엔 2사 1루에서 김재환이 좌측 방면 2루타를 때렸으나 에반스가 홈에서 아웃됐다. 2회 1사 1, 2루에선 오재원-국해성이 차례로 범타로 물러났다. 4회와 5회엔 안타 2개씩을 터트렸지만 주자들을 불러들이지 못했다. 6회엔 선두타자 김재환이 볼넷으로 나갔으나 박건우의 병살타가 터졌다.

넥센 타선 역시 집중력이 아쉬웠다. 넥센은 1회 말 1사 만루에서 김하성의 희생플라이를 쳐 선제점을 얻었지만 추가점 획득엔 실패했다. 두산 선발 함덕주와 두 번째 투수 이영하가 제구 난조로 사사구를 쏟아냈지만 적시타를 터트리지 못했다. 두산은 김강률이 2이닝 무실점 호투하면서 반격의 기회를 만들었다.

답답했던 두산 타선은 7회에 터졌다. 넥센 두 번째 투수 오주원을 상대로 김재호·오재원이 연속 안타를 쳐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대타 조수행의 희생번트가 실패했지만 톱타자 민병헌이 우전안타를 때려 지루한 0의 행진을 마감했다. 1-1 동점. 넥센은 최주환의 땅볼로 2사 2, 3루가 되자 이보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좌투수에 강한 에반스를 상대하기 위한 포석. 통산 전적에서도 이보근이 3타수 무안타(1삼진)로 앞서 있었다.

에반스는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 가운데 143㎞ 직구를 노려쳤으나 뒤로 가는 파울이 됐다. 3구는 바깥쪽에 꽉 찬 스트라이크. 에반스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상대의 수를 읽었다. 이보근이 유인구로 포크볼을 던졌지만 욕심내지 않고 밀어 중견수 앞으로 가는 안타를 만들었다. 3-1 역전을 만드는 2타점 적시타. 에반스는 9회엔 호쾌한 스윙으로 김상수의 초구를 받아쳐 솔로홈런(시즌 11호)까지 만들었다. 두산은 박건우의 쐐기 투런포까지 터지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에반스는 적시타에 대해 "불리한 볼카운트였기 때문에 홈플레이트 안에 들어오는 공을 무조건 배트에 맞추려고 했다. 상대가 수비 시프트를 펼치고 있어 운좋게 안타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타석에선 특별히 게스히팅을 한 건 아니지만 직구 타이밍으로 휘둘렀다"고 말했다. 에반스는 최근 4경기에서 15타수 1안타·1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는 "이번 주 힘든 상황이 많았는데 마지막이 좋아서 다행이다. 이 감각을 다음 주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에반스는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냈다. 4번타자로 배치되는 등 큰 기대를 받았지만 KBO리그 적응에 실패하며 1할대 타율에 그치다 2군에 가야했다. 자칫 퇴출될 수도 있는 상황. 돌아온 뒤에도 고전하던 에반스는 5월 중순 넥센을 상대로 2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리며 살아났다. 타율 0.308, 24홈런·81타점의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쳐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올시즌은 지난해와 달리 초반부터 강한 타구들을 연이어 때려내고 있다. 50경기만에 11개의 홈런을 쳤다. 에반스는 "예전에도 시즌 초반에 부진한 적이 많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올시즌은 초반부터 잘 시작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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