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터넷 2.5배 빠르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이르면 올해 중 현재의 초고속인터넷(VDSL)보다 2.5배 빠른 50Mbps급의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KT 이용경 사장은 19일 광화문 사옥에서 민영화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KT는 20일로 민간기업이 된 지 1년이 된다.

◆새 사업 전략=새 사업은 ▶인터넷 속도의 제약▶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의 제약▶아이디어의 제약을 뛰어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50Mbps급 초고속인터넷을 선보이고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무선 접속 서비스를 강화 할 계획이다. 아이디어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원에 대한 각종 교육을 늘리는 등 자기계발 기회를 대폭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이용경 사장은 이날 "KT가 전국에 갖고 있는 시가 2조원의 부동산을 활용한 사업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와 사무실 등을 지어 분양.임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정보기술(IT) 전문기업으로서의 영역을 벗어난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도 있다.

◆민영화 1년의 공과=우선 수익성이 높아졌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민영화 직전이던 지난해 2분기보다 42.6% 늘어났다. 경영의 투명성도 높아졌다.

사외이사(9명)를 사내이사(6명)보다 많이 선임하고,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CEO)를 평가해 해임까지 가능케 하는 등 경영진에 대한 견제장치를 강화했다. 지분구조도 어느 한 개인이나 기업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도록 잘 분산했다.

또 공기업적 문화를 없애기 위해 자신을 '갑', 장비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을 '을'이라 표시하던 것을 없앴다. 임원들이 포장마차를 열고 직원들이 와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도록 하는 등 딱딱한 조직을 부드럽게 만들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그러나 민영화된 KT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치다 보니 통신산업에 부작용을 미쳤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KT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하나로통신 등 후발 업체들과 과당 경쟁을 벌여 경쟁사를 자금난에 몰아넣었다. 대리점에서 가입자를 유치하면 후발업체보다 두배 이상 많은 유치비를 줬고, 가입자는 몇 달간 무료로 초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게 했다.

이에 맞서 후발업체들도 비용 출혈경쟁을 펴다 결국 하나로통신은 유동성 위기에 몰렸고, 두루넷과 온세통신은 올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KT가 아직도 '한.미 조달 협정'의 적용을 받는 것은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이 협정은 정부 관련 기관이 대상으로, 장비 입찰 전 40일간 공고를 해야 하는 등의 규정이 있어 기업이 새 사업분야에 빨리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