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짜 뉴스'는 왜 트럼프를 따라다닐까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G7정상회의 등 첫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트위터에서 '가짜 뉴스'를 성토하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방금 유럽에서 돌아왔다. 여행은 미국을 위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트윗을 남겼다. 이어 "내 생각엔 백악관에서 흘러나왔다는 폭로는 대부분 페이크 뉴스 미디어가 만든 날조된 거짓말"이라고 썼다. 그는 "'소식통에 따르면'이라면서 취재원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 건 페이크 뉴스"라면서 "페이크 뉴스는 적이다!"라고 비판했다.

G7 정상회담에서 혼자 통역 헤드폰 안 써 구설 #해외순방 마치고 "페이크 뉴스는 적이다" 트윗 #교황 손 뿌리치는 진짜 '가짜 영상' 돌기도

워싱턴포스트(WP)는 이 트윗에서 트럼프가 저격한 건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스캔들과 관련해 그의 맏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연방수사국(FBI)의 주요한 조사 대상에 올랐다는 자사의 기사일 것으로 추정했다.

관련기사

 트럼프는 이어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이 미국에 준 맨체스터 테러 정보가 유출된 것에 매우 화가 났다"고도 썼다. 이는 영국 경찰의 감식 정보를 맨 먼저 보도한 뉴욕타임스(NYT)를 저격한 트윗이다.

관련기사

 WP는 트럼프가 미국의 주류 언론을 페이크 뉴스로 몰며 비난한 반면 영국 BBC 뉴스의 제임스 란데일이 쓴 트윗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썼다. 란데일은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의 영상 클립 하나를 공유하면서 "이탈리아 정상이 발언하는데 통역을 듣지 않기로 한 사람이 누군지 보라"고 남겼다. 해당 영상에선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발언하는 가운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참석자들이 통역 헤드폰을 쓰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드폰은 쓰지 않은 채 눈을 감은 듯 보였다. 이 트윗은 2만번 가까이 리트윗됐다.

백악관의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평소처럼 오른쪽 귀에 한개짜리 통역용 이어 피스를 끼고 있었다"면서 트위터에서 즉각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상에선 보이지 않았던 오른쪽 귀에 무선 수신장치를 끼고 있었다는 것이다. WP는 이 트윗이 트럼프에 대한 고정관념 중 하나인 "자기중심적이고 부주의하다"는 점을 증폭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봤다. 란데일이 스파이서 대변인의 트윗을 공유하면서 백악관의 반론을 알렸지만 이는 별로 공유되지 않았다면서다. 온라인 매체 데스앤택스즈가 이 트윗의 영향을 받아 '트럼프는 G7 회의에서 심지어 통역 헤드폰도 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고도 썼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통역용 헤드폰을 쓰지 않았다며 구설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른 정상의 자리에 놓여있는 헤드폰이 보이지 않는다. [AP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통역용 헤드폰을 쓰지 않았다며 구설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른 정상의 자리에 놓여있는 헤드폰이 보이지 않는다. [AP 연합뉴스]

하지만 데스앤드텍스즈는 28일 논란이 된 장면 전후를 포함한 더 긴 영상을 업데이트해 스파이서 대변인의 반박을 재반박했다. 영상에서 트럼프가 고개를 돌린 장면이나, 오른쪽 귀가 나온 다른 사진을 봐도 그가 귀에 무언가를 끼지 않은 게 분명하다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진짜 '가짜 뉴스'가 SNS 등에서 유통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손을 잡으려다 거절당한 소위 'CNN라이브' 영상이 퍼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미 키멜 라이브 쇼 TV 프로그램에서 풍자용으로 연출한 영상을 일부만 잘라내 편집한 가짜 영상이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페이크 뉴스 미디어는 미국인들이 진실한 이야기를 듣게 하고 싶지 않아서 소셜 미디어를 사용해 저주하고 비하하는 데 열심"이라고 남기는 등 29일에도 소위 '페이크 뉴스'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