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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왜 많은가 했더니… 중고차 7만여대 배출가스 기록부 허위 발급

중앙일보

입력

7만대가 넘는 중고차의 배출가스 점검을 허위로 측정한 뒤 성능기록부를 발급해준 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6개 점검장 배출가스 측정하지 않고 "기준 초과하지 않았다" 처리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사업비 받으려는 운전자들에도 허위로 발급 #대전경찰청 지능수사대, 점검장 대표·검사원 등 27명 불구속 입건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자동차 배출가스 점검을 하지 않고  허위로 기록부를 작성·발급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성능점검장 6곳을 적발, 대표 A씨 등 6명과 검사원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대전의 한 자동차 성늠검사장에서 경유차의 배출가스농도를 검사하지 않고 허위로 기록부를 작성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 대전경찰청]

대전의 한 자동차 성늠검사장에서 경유차의 배출가스농도를 검사하지 않고 허위로 기록부를 작성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 대전경찰청]

A씨 등 점검장 관계자는 중고차 배출가스 점검을 하지 않고도 점검한 것처럼 중고차 성능상태 기록부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업체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거짓으로 점검한 중고차는 7만2150대에 달한다.

이들은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사업비를 받으려는 운전자들에게 배출가스가 허용 기준치 이내로 측정된 것처럼 점검기록부를 발급해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은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낡은 경유차의 조기폐차를 유도하는 제도다. 조기폐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자동차 배출가스 정밀검사 수치가 배출 허용기준 이내에 포함돼야 한다.

A씨 등이 운영하는 점검장은 경유차 배출가스 점검을 하지 않고 점검기록부만 발급해줬다.경유차 운전자 251명은 업체가 발급해 준 점검기록부를 근거로 조기폐차 지원금 3억5752만원을 지원받았다.

조사결과 이들 업체는 관행적으로 허위기록부를 발급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배출가스 농도를 정상적으로 측정할 경우 중고차 1대당 20∼30분이 걸리는데 한꺼번에 많은 차량을 점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허위기록부를 발급해줬다는 것이다.

대전의 한 자동차 성늠검사장에서 경유차의 배출가스농도를 검사하지 않고 허위로 기록부를 작성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 대전경찰청]

대전의 한 자동차 성늠검사장에서 경유차의 배출가스농도를 검사하지 않고 허위로 기록부를 작성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 대전경찰청]

대전경찰청 강부희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점검 과정의 문제점 등을 국토부에 통보해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제안했다”며 “전국적으로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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