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경제 용어] 1코노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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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여러분 집 주변 편의점이나 수퍼마켓에선 요즘 적은 양만 포장한 제품들이 많아요. 과일도 딱 한 사람이 먹을 만큼만 포장해 팔아요. 과거에 온 가족이 나눠 먹던 대용량의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도 최근에는 혼자 먹을 수 있는 작은 용기에 담아서 팔고 있죠.

혼자 사는 사람 갈수록 늘고 #‘혼밥’‘혼술’‘간편식’ 일반화 #1인 맞춤, 새 경제 트렌드로

이런 변화의 중심에 ‘1코노미’가 있습니다. 1코노미는 ‘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인데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떠오른 1인 가구의 경제 활동을 말합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등장했던 신조어에요.

혼자 사는 사람은 얼마나 많을 걸까요. 국내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는 부부와 자녀 2명으로 이뤄진 4인 가구가 많았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1~2인 가구가 더 많아요.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1990년 102만1000명에서 2015년 520만5000명으로 급증했어요. 1인 가구의 비중은 전체 중 27.2%로 2인·3인·4인 가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을 정도예요. 저출산·고령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2035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4.4%로 더 커질 전망이어서 1코노미도 더 확대될 거예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밥(혼자 먹는 밥)·혼술(혼자 먹는 술) 등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이런 변화 속에서 덩달아 커진 대표적인 시장이 ‘가정 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이에요.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 전자레인지에 간편하게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입니다. 시장 규모가 2011년 8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어요. 국·찌개·생선구이 등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죠.

1인 가구의 특징은 자신을 위한 가치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혼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죠. 호텔들이 1인용 패키지 상품을 내놓을 정도입니다. 영화관에서는 혼자 눈치보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싱글석을 따로 만들었어요. 금용권에서도 1인 가구 맞춤형 보험·적금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요. 모두 1코노미 현상입니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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