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새로운 미래 제시하는 Topgolf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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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시장 미국 골프 마켓을 다녀온 골프 산업 종사자가 한국으로 가장 가져오고 싶은 사업 아이템 1순위를 꼽자면? 바로 드라이빙 레인지와 커뮤니티가 결합된 톱골프(Topgolf)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미국프로골프협회(PGA)의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가 먼저 찾아가 제휴를 요청할 정도라니 대단한 위세다. 톱골프는 PGA뿐 아니라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미국 시장에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드라이빙 레인지와 커뮤니티 결합된 야외 스크린골프 형태 #지난해 이용객만 1000만명 이상 #미국에서 출발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어

톱골프는 일반 드라이빙 레인지에 엔터테인먼트와 파티 요소를 더해 ‘오락 콤플렉스’ 같은 공간으로 조성됐다. 이런 분위기라면 골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거부감 없이 한 번쯤은 이용해보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마이크로 칩이 내장된 골프공과 다트보드 형태의 대형 타깃을 이용해 남녀노소 구분 없이 게임 요소가 가미된 골프를 즐기는 방식이다. 오락 요소가 강해 온 가족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표방한다. 한국에서 성행하는 스크린 골프의 야외 확장판쯤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야외 스크린골프라 할 수 있는 톱골프가 골프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톱골프 홈페이지 캡처]

야외 스크린골프라 할 수 있는 톱골프가 골프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톱골프 홈페이지 캡처]

밤이 되면 드라이빙 레인지는 더 화려해진다. 드라이빙 레인지의 타깃은 색색의 컬러가 더욱 부각되고, 사이키와 미러볼 조명 그리고 빠른 비트의 음악 소리가 파티 분위기를 연출한다. 파티장에서 골프를 치고 다양한 스포츠 게임을 즐긴다고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톱골프는 이종격투기 UFC나 시상식장, 지역사회의 이벤트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톱골프 안에서는 복장을 비롯해 격식을 다 버려도 된다. 톱골프에서는 매일매일 축제가 열린다. 맨발이나 뾰족 구두를 신고 클럽을 휘둘러도 된다. 시끄럽게 떠들고 환호성을 질러도 상관없다. 물론 골프 레슨을 받고 싶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골프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친밀감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의 장이다. 골프계의 최대 과제인 젊은층 유입 등 골프 인구를 확대하고, 골프가 지루하다는 편견을 지우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톱골프는 2005년 처음으로 오픈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40개 지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31개 지점에서 끌어 모은 이용객만 연 10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골프 브랜드인 캘러웨이도 톱골프에 투자해 2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톱골프의 에릭 앤더슨 대표는 미국 골프 산업지인 <골프 Inc>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골프계 파워 피플 순위에서 15위를 차지했다. 골프 산업 발전의 새 장을 열었고, 골프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 속에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셈이다.

색다른 골프와 건전한 밤 문화를 적절히 융합시킨 첨단 시설인 톱골프의 한국 1호점 탄생도 그리 멀지 않았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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