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커, 전세계 30개국 은행 사이버공격…8100만달러 탈취 정황" 日 NHK 보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NHK는 북한의 해커 집단이 전세계 30개국 이상의 은행을 공격해 8100만 달러를 탈취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중앙포토]

일본 NHK는 북한의 해커 집단이 전세계 30개국 이상의 은행을 공격해 8100만 달러를 탈취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중앙포토]

북한 해커 집단이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등 전세계 30개국 이상의 은행을 사이버공격해 거액의 현금을 탈취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일본 NHK가 보도했다. 특히 NHK는 이 자금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비용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11일 NHK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보안회사 시만텍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북한 해커 집단이 전 세계 은행과 금융기관 30여 곳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통해 거액을 탈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시만텍은 지난달 26일 보고서를 통해 북한과 연계된 해킹조직 라자루스가 2015~2016년 세계 각국의 은행을 해킹, 7800만 달러(한화 882억5700만원)를 탈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대상과 목적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에서는 악성 코드가 포함된 이메일이 전송된 뒤 은행 내 감염된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사기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8100만 달러(약 915억원)가 필리핀으로 송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악성 코드는 지난 2014년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사용된 악성 코드와 일치한다는 분석이다. 또 베트남 은행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도 사용돼 100만 달러(약 11억 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만텍은 이 같은 수법으로 최근 몇 년간 베트남, 필리핀, 에콰도르 등의 은행에서 피해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국제 금융거래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컴퓨터 통신망에 무단 접근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미 백악관의 전직 사이버테러 대책 담당자는 NHK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석탄 수입을 제한하기 시작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어, 북한의 새로운 자금 획득을 위한 가장 유력한 수단은 사이버공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북한의 은행을 겨냥한 사이버공격은 앞으로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NHK는 북한이 사이버공격을 통해 탈취한 자금이 핵·미사일 개발의 새로운 재원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