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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한국, 달빛정책 시대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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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중·일의 주요 언론들은 10일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비중 있게 보도하며 향후 대외정책의 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진보로 평가되는 새 정부의 등장으로 한국의 대북·외교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외신 반응 #“햇볕정책보다 현실적인 정책 펼 듯” #중국 언론 “사드 배치 철회도 기대” #일본선 “위안부 합의 재협상 우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당면 과제는 크게 ▶북한 문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일 위안부 합의 등으로 요약된다. 북한을 비롯, 미·중·일과의 관계에서 변수가 되는 이슈들이다.

대북정책과 관련, 미 뉴욕타임스(NYT)는 “문재인 후보의 당선은 북핵 문제로 대치 중인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 수 있다. 전임 보수정부 때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남북대화, 이산가족상봉, (개성공단 등) 경제교류 재개 등을 추진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 입장에선 핵심 동맹국이 대북 화해정책을 추구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보도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사진 각사 홈페이지 캡처]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보도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사진 각사 홈페이지 캡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월에 출간된 문 대통령의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언급된 ‘미국에 노(no)라고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대목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의 대북 공조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의 칼럼엔 ‘달빛정책(Moonshine)’이란 표현도 등장했다. 문재인의 ‘문(Moon)’과 ‘햇볕정책(sunshine policy)’을 합성한 말이다. 칼럼은 “햇볕정책과 달리 문재인의 달빛정책은 더 현실적일 것이다. 그의 관심사는 대치국면을 완화하 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보도한 미국 CNN. [사진 각사 홈페이지 캡처]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보도한 미국 CNN. [사진 각사 홈페이지 캡처]

중국 언론들은 사드 문제와 한·중 관계 개선을 집중 거론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사드 배치 철회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인민일보는 SNS 계정을 통해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한반도 정세 완화와 대화 분위기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의심의 여지 없이 기쁜 신호”라고 환영했다.

신화통신은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에서의 한국 역할 확대, 조속한 자주국방 확보 등을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그간 중국 정부가 주장해왔던 대화를 통한 한반도 긴장 완화, 비핵화, 평화협정 등이 문 대통령의 대북 전략과 유사점이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일본에선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과 대북 정책의 공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문 대통령이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베 정권은 이에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양국 관계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문 대통령의 대외 정책기조를 ‘친북·반일 노선’이라는 제목으로 표현하고 “문 대통령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표명해 일본 정부에서는 경계감이 강하다”고 전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서울=최익재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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