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6개월 만에 연평도 맞은 편 섬부대 찾은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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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서해 최전방에 위치한 장재도 방어대와 무도 영웅방어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연평도 인근의 장재도 방어대를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연평도를 바라보고 작전현황을 듣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연평도 인근의 장재도 방어대를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연평도를 바라보고 작전현황을 듣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장재도와 무도는 지난 2010년 11월 북한군이 기습 포격을 했던 연평도에서 북동쪽으로 6.5㎞ 떨어진 섬으로, 김정은은 2016년 11월과 2013년 3월에도 이 곳을 찾았다.

김정은 연평도서 6.5Km 떨어진 장재도 방문 #지난해 11월 승인했던 연평도 타격계획 재차 언급하며 위협 #지난달 30일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의 연평도 방문에 대응?

특히 김정은은 지난해 11월 이 곳에서 서남전선 포병부대들의 연평도 대상물 타격 임무 분담 내용을 보고 받고 ‘연평도 화력타격계획 전투문건’을 승인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장재도 방어대의 감시소에서 연평도를 바라보면서 박정천 포병국장으로부터 한국군의 서북도서 방위사령부의 동향을 보고 받았다고 한다.

통신은 김정은이 “새로 조직한 아군(북한군)의 적대상물 화력 타격계획을 료해 검토했다”며 “서남 전선을 지키고 있는 조선 인민군 최정예 포병 집단은 고도의 격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가 일단 명령이 내리면 쏠라닥질(쥐따위가 이리저리 쏘다니며 물건을 함부로 잘게 물어뜯는 짓)거리는 괴뢰들의 사등뼈(척추뼈)를 완전히 분질러버려야 한다는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연평도 포격전은 정전 이후의 가장 통쾌한 싸움이었다”며 “무도 영웅방어대 군인들의 위훈은 우리 당 역사와 더불어 길이 전해갈 빛나는 군공”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북한군은 170여 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로 공격해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등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당시 해병대가 K-9으로 응사해 북한군은 30여 명이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김정은의 이번 시찰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서홍찬 인민무력성 제1 부상, 박정천 포병국장, 리성국 제4군단장, 리영철 정치위원, 오일정 전 노동당 민방위 부장,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동행했다.

김정은의 최전방 시찰은 지난달 말 이뤄진 마이크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장(CIA)의 연평도 방문에 대응하는 성격이 있는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폼페오 국장의 연평도 방문 직후 6개월 여 만에 장재도를 다시 찾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을 한반도 인근에 배치하는 등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수ㆍ김록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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