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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서 만난 남자와 임신...여자는 남자를 찾을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사진은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은 내용과 관계 없음.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 주에 있는 작은 도시 할레. 한 여성이 한 남성과 2010년 이 지역의 호텔에서 3일을 지냈다. 여자와 미카엘의 인연은 호텔에서의 잠깐 만남으로만 남았다. 여행객이 호텔을 스치듯, 두 사람도 더이상 만나지 않았다.

여자는 9개월 뒤 아들을 출산했다. 아버지가 누굴까. 9개월 전 그 호텔에서 만났던 미카엘은 아닐까. 여자는 그렇게 믿었다. 여자는 다시 호텔을 찾았다. 숙박기록을 볼 수 있다면, 아이 양육을 위해 필요한 아버지의 연락처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자는 남자의 이름을 '미카엘'로만 알고 있었다.

호텔은 여자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호텔 측은 규정상 과거 투숙객의 정보를 다른 이에게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게다가 여자가 미카엘과 호텔에 3일을 묶었던 당시 미카엘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 투숙객이 3명 더 있었다. 호텔은 여자를 돌려보냈다. 여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뮌헨에 있는 호텔 체인 본사와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법원 마저 여자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여성의 양육 권리보다 정보 자기결정권에 대한 남자의 권리가 더 우선한다고 봤다. 여자가 가진 '미카엘'이라는 이름의 불충분성도 고려됐다. 법원은 '아버지 룰렛(Roulette)'이라는 제목의 판결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권리는 결과적으로 아이 어머니인 원고와 성적인 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이 반박할 수 없는 위치에 놓이게 되는 정보의 공개로 인해 침해 받는다"

법원의 판결은 지난해 10월 나왔지만, 현지 매체 아벤트짜이퉁의 보도로 3일(현지시각) 공개됐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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