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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MVP 트리플크라운 오세근 "눈물이..."

중앙일보

입력

안양 KGC인삼공사 센터 오세근(가운데)이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시상식에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로 호명되자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KBL]

안양 KGC인삼공사 센터 오세근(가운데)이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시상식에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로 호명되자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KBL]

 프로농구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까지 받은 안양 KGC인삼공사 센터 오세근(30·2m)의 눈가는 촉촉해져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이룬 우승과 MVP에 그동안 고생했던 게 생각나듯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프로농구 올스타전-정규리그-플레이오프 MVP 달성 #부상-도박 연루 등 우여곡절 딛고 화려한 한 시즌 보내

안양 KGC인삼공사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종료 2초 전 터진 이정현의 골밑 '위닝샷'으로 서울 삼성을 88-86으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5년 만에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KGC인삼공사는 챔프전까지 거머쥐면서 구단 사상 첫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이날 24점을 넣고 팀 승리를 이끈 오세근은 기자단 투표 77표 중 67표를 받아 플레이오프 MVP로도 뽑혔다. 시리즈 내내 골밑과 미들슛 지역에서 중추 역할을 했던 오세근은 올스타전,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MVP에 선정됐다. 오세근으로선 2016-2017 시즌을 가장 화려하게 보낸 셈이 됐다.

이 과정까진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1-12 시즌 챔프전 MVP를 받았던 오세근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땐 한국 남자 농구의 금메달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 탓에 한 시즌(2012-13 시즌)을 통째로 날리기까지 했다. 2015-16 시즌을 앞두고선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게 뒤늦게 적발돼 징계를 받기도 했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선수들이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자축하고 있다. [사진 KBL]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선수들이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자축하고 있다. [사진 KBL]

올 시즌 부상 후유증을 딛고 정규리그 전 경기(54경기)를 누빈 오세근은 쌍둥이 아이들의 아빠로 책임감까지 더해 든든한 센터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챔프전에선 5차전 도중 상대 선수를 막다가 왼손을 다쳐 8바늘을 꿰매 붕대를 감고, 흉부 미세 골절 부상까지 더한 상태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그리고 통합 우승을 이끌어내고 눈물을 쏟았다. 이날 잠실실내체육관엔 오세근의 이름이 수차례 연호됐다.

오세근은 경기 후 "혼자만 잘했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잘했기 때문에 내가 대신 받는 것 같다"면서 "올해 워낙 운도 좋았고, 선수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어느 팀보다 단단하고 잘 뭉치는 것 같다. 시즌 전에 쌍둥이 아빠가 됐는데,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로서 책임감 때문에 더 힘을 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롤러코스터 같았던 농구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올 시즌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좋은 자리에 올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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