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풍향계] 2030은 줄고, 50대 이상은 늘고 … 세대별 표심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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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선거의 판세는 지역과 세대라는 두 가지 축이 풍향계였다.
이번 대선에선 지역별 쏠림 현상이 완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세대별 표심이 어느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11일 기준)가 확정한 이번 대선의 선거인 수는 4243만2413명. 지난 2012년 대선보다 196만7000여명이 증가한 숫자다.
이중 20ㆍ30세대는 지난 대선보다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의 장년층은 늘어났다. 고령화사회가 진보 후보에게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통설이 이번 대선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

 ①20ㆍ30세대서 5년전보다 250만명 더 투표할까=이번 대선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가 바로 20ㆍ30세대의 투표율이다.
숫자는 오히려 줄었다. 5년전 대선 당시 20ㆍ30세대(19세 포함)는 1547만8199명. 이번 대선에는 58만명 가량 적은 1489만6291명이다. 비율도 감소했다. 지난 대선 때 20대 이하는 18.1%, 30대는 20.1%를 차지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각각 17.5%와 17.6%로 감소했다.

하지만 투표자수(數)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관위가 10~11일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에서 ‘적극 투표하겠다’고 대답한 비율은 각각 84.2%, 80.9%였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적극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율(20대 74.5%, 30대 71.8%)보다 10%포인트 가량이 올랐다 (자세한 사항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실제 투표율은 20대 69%, 30대 70%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답변 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근사치를 기록하면서 최근 세번의 선거때 보다는 투표율이 껑충 뛰어올랐다.

이번 투표에서 ‘적극 투표하겠다’고 답한 20ㆍ30세대가 실제로 모두 투표한다면 1325만여명이 투표하게 된다. 지난 대선 (1072만명)보다 약 250만명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엄태석 서원대(행정학) 교수는 “만약 20ㆍ30세대의 투표율이 여론조사 답변만큼 높게 나온다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셈이고,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도 이전보다 높은 득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말부터 최대 11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변수라는 분석도 있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촛불 정국을 거치며 젊은층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②200만명 늘어난 5060세대, 표 분산할까=50ㆍ60대 이상 세대의 유권자수는 총 1880만9523명이다. 지난 대선 때의 1618만2017명보다 200만명 가량이 늘었다.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40%에서 44.3%로 4%포인트 가량 늘었다.

 투표 참여 의사는 지난 대선보다 다소 감소했다. 중앙선관위 조사에 따르면 50대는 82.8%(18대 대선)에서 82.7%(19대 대선)로, 60대 이상은 91.5%(18대 대선)에서 84.4%(19대 대선)로 줄었다. 50대는 큰 변동이 없지만 60대 이상에서 7%포인트 가까이 수치가 줄었다.

이현우 서강대(정치학)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와 문 후보를 견제할 유력한 보수 후보가 떠오르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투표에 대한 열의가 줄어든 것 같다”며 “17대 대선에서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독주가 지속되자 20ㆍ30세대의 투표율이 낮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전체 숫자는 20ㆍ30세대 유권자보다 400만명 가량 많다.

하지만 50대 이상에서는 표심이 갈라지고 있다. 지난 25~27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0대의 후보별 지지율은 문 후보(4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2%),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16%)로 나타났다. 60대에서는 문 후보(16%), 안 후보(36%), 홍 후보(29%)였다. 지난 대선 당시 50대 이상에서 박 전 대통령이 70%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 교수는 "60대에서 안 후보를 문 후보의 대항마로 점찍었다가 최근에는 대구ㆍ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홍 후보가 떠오르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운ㆍ정종훈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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