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세계 최초‘아연도금 기가스틸’ 자동차강판 공장 준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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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의 강성은 높여 안정성을 강화하고, 무게는 줄여 연비를 높였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내놓는 표현이다.

총 2554억원 투자, 연산 50만t 규모 #글로벌 자동차 강판 생산 경쟁력 강화 #"독보적 도금 기술력 확보로 제품 차별화"

강성을 높이면서 어떻게 무게를 줄일 수 있을까. 답은 차체를 구성하는 ‘강판’에 있다. 강성은 높으면서도 가벼운 소위 ‘초고강도 강판’을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자동차의 성능이 좌우된다. 여기에 강판이 얼마나 오래 부식에 견딜 수 있느냐도 차량의 품질을 결정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저마다 고품질의 초고강도 강판을 대폭 사용했다고 하면서도 초고강도 강판을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지는 비밀에 부친다. 그간 현대차와 같은 국내 업체들은 초고강도 강판의 상당량을 일본에서 수입했다. 국내에는 최고 수준의 강판이 없었기 때문이다.

포스코 7CGL 준공식에 참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및 내빈들이 행사를 기념하기 위한 스위칭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좌측 두번째부터 야마자키 르노닛산 부장, 카미시마 도요타 실장, 송재천 광양시의회 의장, 정인화 광양시곡성군구례군 국회의원, 권오준 포스코 회장(가운데), 이낙연 전라남도지사, 정현복 광양시장, 서명진 현대기아 전무. [사진 포스코]

포스코 7CGL 준공식에 참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및 내빈들이 행사를 기념하기 위한 스위칭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좌측 두번째부터 야마자키 르노닛산 부장, 카미시마 도요타 실장, 송재천 광양시의회 의장, 정인화 광양시곡성군구례군 국회의원, 권오준 포스코 회장(가운데), 이낙연 전라남도지사, 정현복 광양시장, 서명진 현대기아 전무. [사진 포스코]

포스코가 이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숙제를 국내 기술로 해결했다. 포스코는 26일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인장강도 1.5기가급의 초고강도 ‘기가스틸’을 아연 도금할 수 있는 ‘No.7 CGL' 공장 준공식을 했다고 밝혔다.  총 2554억원을 투자했으며, 생산 규모는 연간 50만t에 달한다. ‘가가스틸’은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초고강도 강판으로,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 전까지의 강도를 말하는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 이상이어서 ‘기가스틸’로 이름을 붙였다.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가로 10㎝, 세로 15㎝의 손바닥만 한 크기 ‘기가스틸’에 약 1t가량의 준중형차 1500대를 올려놓아도 견딜 수 있다.

따라서 포스코 기가스틸을 적용하면 알루미늄보다 3배 이상 강도가 높고, 성형성도 우수해 가벼우면서도 강한 자동차 차체를 만들 수 있다. 그만큼 안전하고 연비가 뛰어난 자동차 제작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준공한 No.7 CGL은 1.5기가급의 자동차 강판 중에서도 부식을 막고, 도장성도 뛰어난 아연도금 처리방식인 GAㆍGI 강판 모두를 생산하는 세계 첫 공장이다. GA(합금화용융아연도금) 강판이란 아연도금을 할 때 철과 아연이 합금 형태로 도금돼 도장성과 용접성이 우수하다. 이 때문에 한국ㆍ일본 등 아시아 지역 완성차 제조사들이 선호하는 강판이다. GI(용융아연도금) 강판은 순수 아연도금층이 전체 강판을 완전히 감싸기 때문에 부식에 견디는 성질이 뛰어나 유럽지역 완성차 제조사들이 선호한다.

그동안 기가급 GA와 GI 강판 생산은 도금 전후 급속냉각 과정에서 나타나는 표면 및 품질 문제 때문에 글로벌 철강사들도 1.2기가급까지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포스코는 도금 전 강판 내에 고강도 조직이 형성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고(高)수소급속냉각기술’과 도금후 고속냉각을 통해 도금표현을 아름답게 하는 ‘고속냉각설비’를 독자 개발함으로써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이번에 포스코는 그동안 축적한 설비기술과 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No. 7 CGL의 핵심설비 개발과 제작, 공장설계ㆍ시공을 모두 자력으로 해결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는 아연도금된 인장강도 1.5기가급 ‘기가스틸’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No7 CGL준공을 통해 자동차 간판 분야에 새 지평을 열게 됐다“며”앞으로 광양제철소를 글로벌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는 고급 자동차강판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특화해 나날이 고급화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입맛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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