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항모 칼빈슨 작명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미국을 거짓말쟁이로, 한국은 바보로 만든 항공모함. 칼빈슨함이다. 지금 이 순간, 한반도 해역에서 전개 중인 바로 그 항공모함얘기다.

질문 하나. 칼빈슨은 왜 칼빈슨일까. 엉뚱할 수 있지만 ‘칼 빈슨’인지 ‘칼빈 슨’인지 ‘칼빈슨’인지, 독자분들은 알고 계시는지.

기자는 몰랐다. 그래서 전화기를 들고 국방 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에게 물었다. 그 전에 구글링도 좀 했다.

미국 제3함대 소속의 핵항공모함인 칼빈슨함 비행갑판에 F/A-18 전투기가 착륙하고 있다.[중앙포토]

미국 제3함대 소속의 핵항공모함인 칼빈슨함 비행갑판에 F/A-18 전투기가 착륙하고 있다.[중앙포토]

구글링 결과, 칼빈슨은 칼 빈슨(Carl Vinson)이었다. 칼 빈슨이라는 실존 인물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위키피디아의 칼 빈슨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50년간 미국 하원 의원으로 활동한 인물로, 칼 빈슨은 그 중 29년간을 군사위원회(한국 국회의 국방위원회 격)에서 위원장으로 보냈다. 빈슨은 일명 ‘빈슨 법안’의 주요 지지자였는데, 이 법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어마어마한 규모의 해군 함대 건설이 가능하도록 하는 단초를 마련했다.”

혼선 빚은 칼빈슨함 항로

혼선 빚은 칼빈슨함 항로

칼빈슨투명

칼빈슨투명

신인균 대표의 답변이다.

“칼빈슨 항모는 니미츠급(Nimitz class)의 3번째 항모다. 이름이 왜 칼빈슨인지에 대한 답은 ‘니미츠’에 있다.”

이게 뭔 말일까. 신 대표의 답은 이어진다.

“니미츠는 (체스터) 니미츠 미국 장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한 클래스(급)의 첫 항모의 이름이 사람 이름이라면, 그 클래스는 모두 인명으로 짓는 것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해군의 전통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5000t급인 잠수함 충무공 이순신함의 시리즈는 문무대왕함과 율곡 이이함으로 이어진다. 같은 클래스이기에 인명 시리즈로 간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사람 이름뿐 아니다. 한국인이라면 잊어서는 안 되는 천안함의 경우를 보자. 여기에서의 ‘천안’은 우리가 잘 아는 그 천안시에서 따왔다. 그렇다면 이 클래스, 즉 1000t급 초계함에게 한국 해군은 지역명을 붙인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신 대표는 ”맞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질문 하나. 항공모함은 왜 ‘전개한다’는 표현을 쓸까?

신 대표의 답은 이랬다.

“항모는 한 척만 오는 게 아니다. 전체 부대가 온다고 봐야 옳다. 우선 그 항모 밑에 핵잠수함이 1~2척 있고, 수십km 단위로 적의 함대로부터 항모를 보호하는 군함들이 5~6척 각 방향에서 따라 온다. 항모가 온다는 것은 하나의 세력이 오는 것이다. 그래서 전개라는 특별한 표현을 쓴다.”

그 항공모함이 지금, 한반도 해역에서 ‘전개’ 중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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