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재외국민 투표 돌입…"내 한표가 고국에 도움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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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25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한국영사관 투표소에서 재일교포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진=이정헌 도쿄 특파원

제 19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25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한국영사관 투표소에서 재일교포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진=이정헌 도쿄 특파원

 제19대 대선 재외 부재자 투표가 해외 각국 주재 대사관과 총영사관에서 25일 일제히 시작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0일까지 116개국 204개 투표소에서 사전 선거인 등록을 마친 재외국민 29만4633명이 사전 투표를 할 예정이다. 이는 역대 재외선거 사상 가장 많은 숫자로 18대 대선에 비해 32.5%, 지난해 실시된 20대 총선에 비해 91.1%가 늘어났다.

유권자 29만명 사상 최대 #30일까지 116개국 204곳서 실시

모두 4만3912명이 등록을 마친 중국 지역에선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10시)부터 주중 대사관과 상하이 총영사관 등 10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시작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투표 시작 첫날 오전부터 많은 교민들이 찾아와 투표를 하는 등 열기가 지난해 총선보다 확연히 높아졌음을 실감한다”며 “특히 젊은 층의 적극적인 참여가 두드러져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선거부터는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인증샷’을 찍어 인터넷 SNS 등에 게시하는 것이 합볍화됐다. 이에 따라 주중 대사관과 선관위는 투표소 앞에 전용 포토존을 따로 설치했다. 투표를 마친 교민들의 대다수가 환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이용한 인증샷을 찍었으며 일부는 손가락 모양 등으로 자신이 투표한 후보를 암시하기도 했다. 이런 행동도 합법이다.

베이징 교민 이진옥(64ㆍ여)씨는 “재외국민 선거는 이번이 처음인데 사전등록 등 국내에 있을 때보다 다소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투표하고 보니 한 표의 소중함을 새삼 더 느끼게 된다”며 “대사관에서 마련해 준 단체 버스로 투표소에 와 편하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의 주중 대사관에서 19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를 마친 교민들이 투표소 입구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투표기념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부터 인증샷을 찍어 인터넷 등에 올리는 것이 합법화됐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중국 베이징의 주중 대사관에서 19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를 마친 교민들이 투표소 입구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투표기념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부터 인증샷을 찍어 인터넷 등에 올리는 것이 합법화됐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일본에서도 이날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됐다. 도쿄와 오사카 각각 세곳을 비롯해 고베, 나고야 등 전국 총 16개 투표소에 교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본 내 유권자는 영주권자와 체류자를 합해 40만 361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9.5%인 3만 8009명이 선거인 명부 등록을 마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첫날 도쿄 미나토구 주일 한국영사관 투표소를 찾은 김주영(38)씨는 “외국에 살다 보니까 한국에 무슨 일이 생기면 걱정이 컸다”며 “조국이 바른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시간 정도 거리지만 왔다. 제 한표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통령은 청렴하게 잘 하실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 동포와 유학생들에게도 힘이 되는 대통령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를 안고 투표를 마친 양승호(46)씨는 “지금까지 솔직히 투표를 제대로 못했는데 역시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아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왔다”며 “분열을 딛고 통합을 이룰 대통령이 뽑혀서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김한별(31)씨는 “소수자, 여성, 소외된 사람들, 우리가 지금까지 관심을 갖지 못했던 분들을 위해 일하고 사회의 중요한 가치들을 중시하는 대통령이 되길 기대한다”고 투표 소감을 밝혔다
재외국민의 투표지는 외교행낭으로 국내에 도착한 뒤 등기 우편으로 유권자 각자의 주소지 관할 선관위로 보내진 다음 다음달 9일 국내 투표와 함께 개표된다.

베이징ㆍ도쿄=예영준ㆍ이정헌 특파원 yyju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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