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 신임 LG 감독 "재미있는 농구로 플레이오프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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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 창원 LG 감독이 24일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양광삼 기자

현주엽 창원 LG 감독이 24일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양광삼 기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프로농구 창원 LG 신임 사령탑 현주엽(42) 감독은 시원시원했다. LG의 감독직 제의를 수락한 것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들어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도자 이력은 없지만 오랜 현역 시절과 농구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쌓은 경험을 활용해 재미있는 농구를 선보이는 팀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곁들였다.

24일 취임기자회견 열고 농구 감독 도전 출사표 공개 #농구에 대한 열정과 프런트 지원이 감독직 수락 이유 #경험 있는 코칭스태프 구성...'빅맨' 김종규 활약 기대

현 감독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 내 미팅룸에서 취임기자회견을 갖고 LG 지휘봉을 잡은 배경과 향후 포부를 밝혔다. 현 감독은 "선수 시절 농구를 원없이 해봤다고 생각했다. 더이상 농구를 쳐다도 보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막상 은퇴를 하고 보니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다. 이어 "(LG의) 단장님과 사무국장님이 선수 시절 구단 스태프로 호흡을 맞추던 분들이었다. LG에서 제의가 왔을 때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농구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 그리고 자신을 잘 아는 구단 스태프에 대한 믿음이 지도자로 현장에 복귀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의미다.

LG의 7대 사령탑에 오른 현 감독은 1998년 청주 SK(서울 SK의 전신)에 전체 1순위로 지명돼 프로무대에 데뷔했고, 이후 광주 골드뱅크, 부산 KTF(부산 kt의 전신)를 거쳐 지난 2005년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4시즌간 197경기를 소화한 뒤 2009년 은퇴했다. 현 감독은 "지도자 경험도 없는데 은퇴한 LG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게 배려해줘 감사하다"면서 "재미있고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좋은 경기'의 의미에 대해서는 "높이를 장악하고 빠른 공·수 전환을 살리는 농구"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현주엽 창원 LG 신임 감독. 양광삼 기자

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현주엽 창원 LG 신임 감독.양광삼 기자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되는 '지도자 경험 부재'에 대해 현 감독은 "선수 때 많은 경기를 뛰었고, 은퇴 후 농구 해설을 하면서 농구의 흐름을 폭넓고 새롭게 배웠다"면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우려의 시선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코칭스태프를 선임할 때 지도자 경험이 있는 분들을 데려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구도 감독보다 나이가 많은 코치가 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고려해보겠다"고 덧붙였다.

LG의 경기력에 대해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고 김시래, 조성민, 김종규 등등 각 포지션별로 멤버가 잘 갖춰진 게 장점"이라 분석한 현 감독은 "문제점은 수비에 있는 것 같다. 팀 플레이를 보완하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짚었다. 이어 "LG가 우승에 목말라 있는데, 나 또한 비슷한 처지다. 현역 시절에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봤다"면서 "(우승에 대한) 간절함은 나나 LG 구단이나, 창원 팬들이나 같을 것이다.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팀을 이끌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상민이 형, (추)승균이 형과 워낙 친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밝힌 현 감독은 "프로농구 열기를 끌어올리려면 경기력이 좋아져야 한다. 요즘에는 오픈 찬스라고 다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다. 자유투가 약한 선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선수 시절에 삼성을 이기면 팀에서 유독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반드시 이기고 싶은 상대를 한 팀만 지목하라면 삼성을 이기고 싶다"고 말해 이상민 감독과의 불꽃 승부를 예고했다.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김종규"라 언급한 그는 "가장 실망이 큰 선수도,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가장 큰 선수도 김종규다. 공격과 수비 모두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 감독은 "다음 시즌 목표를 너무 크게 잡으면 안 될 것 같다"면서 "올 시즌 팀이 6강에 진출하지 못한 만큼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하겠다. 선수 구성이 좋아 플레이오프에 오르기만 하면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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