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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일 만에 엄마 품에 돌아온 세월호 탑승자 백승현군의 지갑

중앙일보

입력

[사진 세월호 자원봉사자 임영호씨 페이스북]

[사진 세월호 자원봉사자 임영호씨 페이스북]

세월호 자원봉사자 임영호씨가 1103일 만에 엄마 품에 돌아온 백승현군의 지갑 사진을 공개했다.

23일 임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103일 만인 어제 엄마 품에 돌아온 외동아들 승현이의 캐리어와 지갑"이라며 사진 다섯 장을 게재했다.

그는 "단원고 2학년 8반 백승현이 수학여행을 떠난 지 1103일 만에 여행용 캐리어와 지갑이 세월호에서 돌아왔다"며 "입고 간 교복과 옷가지들 그리고 지갑. 수학여행 용돈으로 쥐여준 5만원이 한 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인채"라고 전했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하얗게 얼룩진 가방과 일부분이 물에 젖은 5만원, 그리고 백승현군의 학생증과 카드 등이 담겨있다.

임씨는 "평소에도 '엄마 사랑해요'를 입버릇처럼 외쳐주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와주고 엄마의 지친 어깨를 주물러 주던 효자 아들 백승현이었다"며 "외동 아들로 자라며 동물조련사의 꿈을 키웠던 승현이는 미처 꿈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별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에 묻혀가지만 육상으로 올라온 세월호와 함께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는 미수습자 가족분들과 계속해서 가늠할 수 없는 아픔을 겪고 있는 승현이 부모님과 세월호 희생자 가족분들께 따뜻한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한편 세월호 선내 수색 엿새째인 이날 대형 크레인으로 물탱크를 집어넣고 진흙 포대를 빼내는 작업이 진행됐다.

세월호 우현 쪽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이 공간의 지장물을 걷어 내면 4층 남학생 객실을 수색할 수 있다.

선미 쪽으로 가면 화물칸 수색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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