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2인자 되는 법을 알려주마

중앙일보

입력

독보적인 2인자 개그맨 박명수. [사진 MBC 무한도전]

독보적인 2인자 개그맨 박명수. [사진 MBC 무한도전]

2인자 하면 누가 떠오르는지? 무한도전의 박명수? 그 외에는? 선뜻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2인자가 알려지기는 쉽지 않다. 1인자 뒤에서 조용히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든 1인자가 되고 싶겠지만 모두 1인자가 될 수는 없는 법. 그래도 또 혹시 모른다. 묵묵히 2인자 역할을 해내면 박명수처럼 언젠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지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정리한 '최고의 2인자 되는 법'을 소개한다.

유재석이 될 것인가 박명수가 될 것인가, 당신의 선택은?

먼저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자신의 이름으로 공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박애주의자가 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전미도시토론연합회 사무차장 론다 헤인즈는 "사람들 평가를 원동력으로 삼기보다 원활한 조직 운영과 사내 분위기에서 성취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1인자가 큰 방향을 제시한다면 2인자는 그 방향을 결정하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디테일이 강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내부 네트워킹에 신경써야 한다. 지난 6년간 국립아르곤연구소에서 운영책임차장으로 일한 존 퀸타나는 "아랫사람 말에 귀를 기울이는 데 집중했다"고 말한다. 그 덕분에 회사 내부 이슈를 빠르게 알 수 있었고, 곧바로 상사에게 보고할 수도 있었다. 그저 상사에 잘 보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이런 프로세스 덕분에 이후 재고 트레킹에 오류가 생겼을 때 발 빠르게 대처를 할 수 있었다.

2인자의 가장 중요한 것 덕목이자 가장 어려운 역할이 쓴소리다. 맞다. 2인자는 1인자에게 쓴 소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1인자의 결정이 회사에 미치는 큰 영향을 감안할 때 할상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칸타나 오일 최고경영자(CEO) 조셉 바질은 회사의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부회장의 지나치게 분석적인 접근 때문에 미칠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부회장은 늘 스프레드시트를 쫙 펼쳐 놓고선 질문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가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진작에 결정을 내리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그는 나중에서야 그때 성급하게 결정을 내렸더라면 오히려 분명 후회했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언뜻 보면 2인자가 1인자보다 할 일이 더 많은 듯하다. 실제로 그런 점을 높게 사 많은 회사들이 숙련된 2인자들을 스카우팅하기도 한다.

이 점만은 잊지 말아야 한다. 더 높은 자리, 즉 1인자를 향한 열망만 가득하다면 2인자 자리를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 그래서 2인자의 자리는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한 도약판이라기보다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여겨지기도 한다. 카네기멜론 대학 교수가 되기 전 6개의 직장에서 모두 차장 직급으로만 일했던 데이비드 라스만이 대표적이다. 그는 직원들을 교육하며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과 나아가 이들이 조직을 원활히 운영하는 모습에서 큰 동기 부여를 얻는다고 한다. 그는 "1인자만큼 큰 현안을 파악하면서도 일이 잘못됐을 때 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2인자의 장점으로 뽑았다.

이자은 인턴기자 lee.jaeun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