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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당 캠프논평 597건 전수조사해보니...66%가 가족 등 네거티브, 정책은 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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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기간이 짧은 이번 ‘쇼트트랙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이 네거티브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원내교섭단체의 대선 후보가 모두 확정된 지난 5일 이후 21일 오후 1시 현재까지 4당은 597건의 공식 브리핑과 논평을 발표했다. 하루 평균 35건, 각당이 매일 10건 가까이 경쟁후보를 겨냥해 공격을 퍼붓는 ‘입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중 396건(66.3%)이 상대에 대한 비방과 의혹제기 등이었다. 396건 가운데는 캠프와 당내 인사들의 일탈 관련한 내용이 148건(37.4%), 가족에 관한 의혹제기가 72건(18.2%)을 차지했다. 말실수 등을 놓고 물고늘어지는 ‘말꼬리 잡기’식 논평도 81건(20.5%)이었다. 공세에 대한 해명 시간이 짧기 때문에 ‘아니면 말고’식의 반칙성 의혹제기까지 서슴지 않는다.

반면 상대의 정책을 놓고 벌이는 논쟁은 45건(7.5%)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사드를 놓고)오락가락하는 (국민의당)당론은 소가 웃을 일”(한국당)이라는 식의 비난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는 모두 133건의 논평과 브리핑을 했다. 이중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논평이 82건(61.7%)이었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한 공격(12건ㆍ9%)의 6배가 넘었다.

국민의당 안 후보 캠프는 민주당 보다 많은 184건의 논평과 브리핑으로 맞섰다. 이중 125건(67.9%)이 문 후보를 겨냥했다. 홍준표 후보는 3건(1%)에 불과했고, 유승민 후보에 대한 논평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홍 후보 캠프는 194건으로 브리핑·논평 갯수에서 1위였다. 화력을 문 후보(79건ㆍ40.7%)와 안 후보(53건ㆍ26.9%)에게 분산했다. ‘무엇이 무엇이 똑같은가’라는 시리즈 논평 등 문·안 두 후보를 동시에 비판한 논평도 18건(9.1%)에 달했다.
유 후보 캠프는 86건이었다. 공격은 문 후보(29건·33.7%), 안 후보(15건·17.4%), 홍 후보(15건·17.4%)에게 골고루 나누었다.

21일에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이 공개한 북한의 ‘쪽지’(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직전 북한이 입장을 보내온 문서)를 놓고 각당이 네가티브전을 전개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문 후보가 또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했고, 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문 후보의)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고발하겠다”고 했다. 바른정당 지상욱 대변인은 “정직하지 않은 대통령은 북핵보다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색깔론을 편다"(추미애 대표)"비열한 북풍공작"(홍익표 대변인)이라고 받아쳤다.

단국대 가상준 교수(정치학)는 “각 캠프가 인신공격에 가까운 네거티브에만 전념하는 바람에 정책대결이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강태화ㆍ박유미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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