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맛'이던 넥센, 김하성 투런포 6연패 탈출

중앙일보

입력

"딱 죽을 맛입니다."

장정석 넥센 감독.

장정석 넥센 감독.

프로야구 넥센 장정석 감독은 20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을 쉬었다.

넥센은 19일 경기까지 6연패를 당하며 9위까지 처져 있었다. 지난 시즌 3위였던 넥센은 올 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개막 5연패를 당한 후, 타선이 폭발하면서 4연승을 달렸다. 그런데 다시 6연패를 기록했다.

장 감독은 "이길 때는 점수 차가 컸고, 질 때는 점수 차가 적었다. 강팀이 되려면 적은 점수 차에서도 이기는 경기가 많아져야 하는데, 아직 그런 힘이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투타 모두 썩 나쁘지 않다. 19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은 4.96으로 4위에 올라있다. 선발 투수진(평균자책점 5.26)가 불안하기는 하지만, 불펜 투수진(4.54)은 준수하다. 타격은 아주 좋다. 팀 타율 0.298로 2위다. 득점권 타율은 0.306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점 차 승부에서 득점을 내지 못하는 건 해결사 부재다. 이정후, 김하성, 허정협 등 아직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주축 타선을 구성하고 있다 보니 노련함이 다소 떨어진다.

무엇보다도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의 부진이 안타깝다. 넥센은 지난 17일 투수 션 오설리반과 타자 대니 돈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한국 무대 2년차인 대니 돈은 9경기에서 타율 0.125(24타수 3안타)에 그쳐 2군으로 내려갔다.

장 감독은 "아직 외국인 선수 교체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 더 지켜볼 예정"이라며 "시즌 초반인 게 그나마 다행이다. 선수들이 잘 견뎌주고 있어서 차차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장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마침내 통했다. 20일 SK전에서 5-3으로 이기고 6연패를 탈출했다. 2-3으로 지고 있던 8회 초 2사 2루에서 김하성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9회 윤석민의 1타점 적시타로 쐐기 점수를 뽑았다.

김하성은 "'외야 플라이라도 치자'는 생각으로 나갔는데 직구를 노린 게 적중했다. 연패 기간 동안 감독님이 자신감을 많이 주셔서 분위기는 괜찮았다. 앞으로도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포토] 김하성 '날렵한 추격타'

[포토] 김하성 '날렵한 추격타'

선발투수 한현희의 호투가 승리의 바탕이 됐다. 한현희는 6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고 7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선발진에 신바람을 불어넣어줬다.

한현희는 "팀이 연패를 끊어서 기분이 좋다. 포수 주효상과 호흡이 좋았다. 오늘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는데 좌타자에게 잘 통했다. 다음 선발 경기에서도 타자들이 또 잘 쳐주면 승리를 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이기려는 의지가 강했다. 이 점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프로야구 전적(20일)

▶KIA 9-2 kt ▶LG 4-3 한화 ▶NC 5-4 롯데 ▶삼성 2-4 두산 ▶넥센 5-3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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