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짜증나" 숙부 명의로 가짜 폭발물 발송

중앙일보

입력

작은아버지를 골탕 먹이려고 명의를 도용해 가짜 폭발물을 보낸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촌 여동생 명의 도용 채팅해 꾸지람 듣자 범행

광주 동부경찰서는 20일 가짜 폭발물을 택배로 발송해 겁을 준 혐의(협박)로 박모(25)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박씨는 지난 19일 오전 10시34분쯤 자신의 작은아버지(52)가 근무하는 광주광역시 동구 한 사무실로 가짜 폭발물 택배가 도착하게 해 협박한 혐의다.

폭발물 의심 신고가 112에 접수되면서 폭발물 처리를 전담하는 특공대 등 경찰 25명과 군 관계자 20명 등 100여 명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또 건물에 있던 5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택배 상자 안에는 '폭탄이 들어있습니다 열어보지 마세요ㅠㅠ 열면 폭탄이 터져요'라는 협박 경고문이 부착돼 있었다. 실제로는 폭죽 57개가 들어 있었다.

조사 결과 박씨는 발송인을 작은아버지로 적은 뒤 수신지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적어 택배를 보냈다.

그러나 택배를 받을 사람을 정확하게 적지 않아 발송인인 작은아버지에게 연락이 간 뒤 택배가 반송되면서 소동이 빚어졌다.

박씨는 과거 작은아버지의 딸인 사촌 여동생의 명의를 도용해 여자인 것처럼 채팅을 한 문제로 꾸지람을 듣자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경찰에서 "작은아버지를 골탕 먹이고 싶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