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투표? 누가 더 호감? … 질문 따라 지지율 6%P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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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9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날인 17일자로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들을 놓고 각 캠프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꽤 달랐기 때문이다.

대선 풍향계 #결과 다른 여론조사 왜 #답 안할 때 재질문 여부 영향 미쳐 #‘15~31%’ 응답률 다른 것도 원인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조사(15~16일)에선 문 후보 38.5%, 안 후보 37.3%로 1.2%포인트 차이(이하 다자구도 기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였으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14~15일 조사에선 문 후보 46.9%, 안 후보 34.4%로 12.5%포인트 차이가 났다.

*는 15~16일 조사. 나머지는 14~15일 조사

*는 15~16일 조사. 나머지는 14~15일 조사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각 조사기관의 설문 구성 차이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령 중앙일보 조사에선 먼저 가장 지지하는 후보를 묻고, 응답하지 않는 경우엔 “누구를 조금이라도 더 낫다고 생각하느냐”고 재질문을 던졌다. 이 때문에 ‘지지후보 없음’과 ‘모름/무응답’이 합쳐서 8.6%에 불과했다.

반면 조선일보-칸타퍼블릭 조사(14~15일·문재인 36.3%, 안철수 31.0%)는 5명 후보를 열거한 뒤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게 조금이라도 더 좋다고 생각하냐”고 한 번만 물었다. 그래서 지지후보가 ‘없다/모르겠다’는 응답이 20.6%나 나왔다.

지지후보 질문을 한 번만 하는 게 실제 투표 결과와 일치할지, ‘모름/무응답’층을 대상으로 한 번 더 묻는 게 정확할지는 조사기관마다 견해가 다르다. 다만 익명을 요청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안철수 후보 지지층은 문재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결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모름/무응답’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며 “이 ‘모름/무응답’층을 대상으로 재질문을 실시하냐에 따라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조사에서도 지지도를 묻느냐, 호감도를 묻느냐에 따라 수치가 변할 수 있다. 서울경제-한국리서치(15~16일) 조사에서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모름/무응답 대상 재질문 포함)라는 질문엔 문 후보 42.6%, 안 후보 35.6%로 나타났다. 하지만 “누구에게 조금이라도 더 호감이 가냐”고 물었더니 문 후보 36.4%, 안 후보 33.6%로 차이가 좁혀졌다. 똑같이 칸타퍼블릭에서 수행한 조사도 조선일보 의뢰냐 SBS 의뢰(14~15일, 문재인 35.8%, 안철수 30.2%)냐에 따라 수치가 다른 것도 이 같은 설문 요인이 클 수 있다.

응답률 차이도 수치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중앙일보 조사의 응답률은 31.0%였고, 서울경제-한국리서치 24%, KSOI 17.3%, 조선일보-칸타퍼블릭 15.3% 등이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염미애 차장은 “‘중앙일보’라는 공신력 있는 언론 기관이 직접 수행하는 조사는 응답 거부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특히 몇 월 며칠자로 보도가 된다는 일정까지 고지하기 때문에 응답자의 신뢰감을 높인다”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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