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北열병식 집중보도…‘괴물 미사일’우려

중앙일보

입력

외신들은 15일 북한의 군사 퍼레이드(열병식)를 톱뉴스로 다루며 북한과 미국 간 고조되는 긴장감에 주목했다.

특히 평양에서 취재 중인 외신기자들은 새로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미사일 관련 소식을 집중 보도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이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새로운 군사 장비가 예상보다 훨씬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데이브 슈머러 미들버리 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은 WSJ에 “어안이 벙벙하다. 이렇게 많은 신형 미사일을 보게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슈머러는 또 “새 ICBM은 기존에 북한이 선보였던 KN-08과 KN-14 미사일의 기능을 모두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괴물 미사일(Franken-missile)”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중 대다수가 협박용이거나 허세를 부리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향후 다가올 일에 대한 신호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국장은 “다른 세 가지 ICBM 발사대가 등장했다고 해서 세 가지 ICBM 프로그램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핵 타격 능력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미 CNN 방송은 이날 인터넷판 톱뉴스로 북한의 신형 미사일을 소개했다. CNN은 “북한이 최초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물론 2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일 북한에 ICBM이 있다면 미국과 유럽 본토를 타격할 능력이 있다”며 “이날 공개된 미사일은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열병식 도중 현장 기자를 연결해 분위기를 전달하는 등 약 6분 47초 간 생중계를 했다.

BBC의 존 수드워스 기자는 북한 전략무기가 지나가는 김일성광장에서 “수천명의 군인과 탱크, 로켓이 평양 도심을 지나가고 있다”며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앉아있는 연단을 가리키며 “(저곳에)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배운 젊은 리더(Young North Korean leader)가 앉아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날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열병식을 생중계했으며, 외신들에게도 열병식 취재를 허용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 10시22분쯤 양복 차림으로 검은색 리무진에서 내려 주석단에 입장했다.

북한은 올해 태양절을 앞두고 최근 외신 60여개사 기자와 관계자 200여 명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신 기자들은 북한에 최소 일주일가량 머물 예정이다. 북한에 체류 중인 외신 기자들도 최근 트위터를 통해 “빅 이벤트를 볼 준비를 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재성 기자 hono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