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앉아서 하나 서서 하나 무슨 차이가 있나"...'스탠딩 토론' 공방 매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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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좌측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가진‘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좌측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스탠딩 토론’을 둘러싼 공방에 대해 “앉아서 하는 것이나 서서 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나. 하자고 하는대로 그냥 서서 하자”고 논란을 매듭지었다.

안철수 측 “국정운영 누워서 할건가” 문재인 측 “히말라야 트랙킹 갔다 온 사람”

앞서 각 대선후보의 대리인들 오는 19일 KBS 주관 대선후보 합동토론회를 앞두고 룰 미팅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 측이 ‘두시간 내내 다섯 후보가 서서 얘기하는 스탠딩 토론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하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에서 문 후보를 거세게 비방하고 나섰다.

“두 시간 버틸 체력도 없다니. 전쟁나면 제일 먼저 총 들고 싸운다던 문 후보는 총 들 수는 있는가”(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
“건강에 있어서는 문 후보를 이길 사람이 없다. 히말라야 트랙킹 여러번 한 사람인데 악의적 공격 멈추라”(더불어민주당 윤관석 공보단장)
“히말라야 트래킹도 하고 왔다는데 숙소에서 잠만 자고 왔던 것인가. 국정은 누워서 하나”(김유정 대변인)

당초 문 후보 측은 스탠딩 토론의 취지를 살리려면 완전한 자유토론으로 5명의 후보가 언제든 끼어들고 반박하고 주장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같이 질문자와 답변자가 정해지고 각각 발언시간이 정해진 상황에서는 효율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윤관석 공보단장은 15일 브리핑을 갖고 “두 사람이 토론할 때 나머지 세 사람은 가만히 서 있어야 하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된다”며 “사회자를 포함해 6명이라 일인당 평균 20분의 발언기회를 가지는데 나머지 100분은 멀뚱히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을 내고 “문 후보가 두시간동안 서서 토론회를 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이유로 스탠딩 토론회 참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두 시간도 서있지 못하는 노쇠한 문 후보가 정상적인 국정수행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작년 미대선 당시 71살의 트럼프와 70세의 힐러리도 아무 문제없이 스탠딩 토론을 했다”며 “건강 때문에 스탠딩 토론을 거부한다면 지난 수차례 방송에서 상대 후보는 물론 자신의 이름마저 헷갈렸던 문재인 후보의 모습이 단순 말실수가 아니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스탠딩 토론’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문 후보의 건강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자 문 후보 측은 “문 후보가 스탠딩 토론을 거부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일부 정당과 관계자들이 건강문제로 확대 왜곡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스탠딩 토론이든 뭐든 다 좋다는 문 후보의 말을 전하겠다”고 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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