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버스노선 조정으로 변두리 주민들만 골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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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원칙없는 시내버스 노선조정에 변두리지역 주민들의 차타기가 나날이 편해지기는커녕 승차난이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
버스노선 신규수요지역인 변두리 재개발지역 및 아파트단지 등에 노선을 신설하면서 각 노선이 집중 통과하고 있는 도심버스는 그대로 놔둔 채 변두리 기존노선의 버스 중 일부를 빼내거나 우회·연장하는 식으로 투입시키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신규노선에 버스를 빼앗긴 기존노선지역이나 신설지역의 주민들은 배차간격이 늦어져 차 한번 타기에 목이 탄다.
◇승차난=대단위 아파트단지 건설 등으로 인해 신설된 노선버스는 82년이후 5년새 28개.
지난해 5월 입주한 성산동 시영아파트의 경우 상암동∼정능을 운행하던 5번버스 21대중 10대를 빼내 5-1번 노선을 신설, 중간경유지로 이곳을 지나게했고, 개포동∼신촌노선 12번좌석 29대중 15대를 12-1번으로 고쳐 이곳까지 연장 운행시켰다. 또 성산동∼송파를 오가는 33번 버스를 이곳까지 연장 운행시켰다.
그러나 노선의 연장운행 및 기존노선버스 차량댓수 감축으로 인해 배차간격도 늦어져 이용주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7월29일 목동 신시가지에 투입된 시내버스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
서울시는 온수동∼신도림동∼영등포역∼여의도∼서소문을 운행하던 67번 좌석버스 11대를 목동 3, 4차 아파트∼오목교로 돌아가게 했고, 금옥여중·고∼서울대를 운행하던 94번 버스 20대중 10대를 94-1번으로 바꿔 이곳을 지나게 했다. 3l·1번 버스 10대도 31번에서 분리해 이곳을 운행케 했고, 신월동∼둔촌동을 오가던 212번 버스도 35대중 15대를 212-1번 노선으로 만들어 이곳을 지나게 했다.
오는 11월 주공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30여만명의 주민이 입주하게 될 상계동지역에도 인접노선의 버스를 연장 운행시키거나 일부를 분리시켜 노선을 신설해야 할 형편.
◇전문가의견=교통전문가들은 도심교통은 지하철을 우선으로 하고 도심 교통체증의 한 원인이 되고있는 도심통과 노선버스를 과감히 빼내 새로 승객이 늘어나는 곳에 투입시키는 등의 노선조정이 뒤따라야 한다.
◇서울시=지하철망이 아직 충분하지 않고 수송능력도 전체 교통인구의 20%정도 밖에 안돼 당분간 도심통과노선을 없앨 수는 없으므로 오히려 교통부가 시내버스의 증차를 해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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