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식품 신호등'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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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비만.성인병과의 전쟁을 본격화하기 위해 교통신호등을 본뜬 '건강 위해도 표지'를 식품에 붙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성분 등으로 볼 때 과량.장기 섭취할 경우 비만이나 성인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식품엔 빨간색, 그저 그런 식품엔 노란색, 몸에 좋은 식품엔 파란색 라벨을 붙여 소비자들이 식품을 고를 때 바로 알아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9일 영국 식품기준청(FSA)이 3월 내놓을 정책안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최종 방안은 두 가지 중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식품의 성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빨간색.노란색.파란색으로 등급을 나누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비만에 영향을 주는 성분인 칼로리.지방.포화지방과 설탕.소금 등 문제 성분의 함유량별로 세 가지 색깔을 표시해주는 방안이다. 미국은 지방 함량이 기준치보다 높으면 빨간색으로 표시하는 등 일부 성분에 대해 색깔 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다. FSA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식품을 척 보기만 해도 살찌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정부 방안이 알려지자 다농.켈로그.크래프트.네슬레.펩시 등 5대 식품회사는 영국에서 판매되는 식품의 라벨에 칼로리.지방.포화지방.설탕.소금의 함유량을 적어주는 '5대 성분 표시제'를 올 봄부터 도입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펩시 영국.아일랜드본부의 마틴 글렌 사장은 "5개 주요 성분이 얼마나 들었는지와 이들 성분의 하루 권장섭취량이 얼마인지가 함께 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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