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직 ‘홍두깨사퇴’ 하고도 이제와서 행정부지사 사전에 몰랐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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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홍준표 경남지사의 9일 ‘꼼수사퇴’로 지사 보궐선거가 무산된 가운데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사퇴 사실을 통지해야 할 의무가 있던 류순현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사임 통지서 제출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시간상 선관위에 통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 등에서는 “류 부지사가 공무원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사퇴 시간을 파악했다면 선관위에 통지가 충분히 가능했다”며 반박하고 있다.

행정부지사 “물리적으로 불가능” #야당 “사전 대비 안해 직무 유기다”

류 부지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보궐선거 관련 홍 지사와 사전 교감 있었나.
“사전 교감은 없었다. 확대 간부회의에서 보궐선거 없도록 하겠다는 말씀 듣고 처음 알게 됐다. 어떤 방법으로 보궐선거 치르지 않게 하겠다든지 등 은 9일까지도 몰랐다.”
9일 어디에 있었나.
“그날 출근해 도청 집무실에 있었다. 자정이 지나 홍 지사가 의회에 사임통지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그 시점에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퇴근을 했다.”
홍 지사가 사임통지서를 전자문서로 제출한 시간이 오후 11시 57분인데 그때 선관위에 통지할 수 없었나.
“시간·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홍 지사가 저한테 결재를 받는 것이 아니다. 비서실장이 전자문서로 의회에 사임통지서를 보냈고, 저는 의회 의장이 자정이 지나 사퇴 사실을 밝히면서 내용을 파악했다. 그 시간은 선관위에 통지할 수 있는 법정 시한이 지난 때여서 그럴 수 없었다.”
홍 지사는 권한대행으로 가도 도정 공백이 없다고 했는데.
“지사와 권한 대행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다만 공백이 없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지 대외관계 등에서 근본적인 차이는 있다.”
홍 지사가 뽑은 인사들 교체 생각은 없나.
“적법절차를 거쳐 들어온 사람은 그대로 가는 것이 맞다. 단 직무수행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예외다. ”

이에 대해 정영훈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류 부지사가 당일 출근하고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 자체가 직무 유기”라고 주장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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