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대선의 급소①]‘진보’잡은 문재인, ‘보수’잡은 안철수…중도 각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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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9대선을 불과 4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속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지층을 분석해보면 이념성향별로 기반이 확연히 갈리고 있다. 문 후보가 ‘진보’, 안 후보가 ‘보수’ 유권자를 각각 선점하고 있다. 결국 이번 대선의 '급소'는 스윙보터(swing voter·미결정 투표자)로 꼽히는 중도부동층의 표심이 꼽히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유권자 이념성향별 문재인·안철수 후보 지지율(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유권자 이념성향별 문재인·안철수 후보 지지율(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진보 56% 문재인, 보수 46% 안철수 지지=본지가 최근 공개된 5개 여론조사기관 조사에서 이념성향별 유권자 지지 성향을 살펴본 결과 문 후보는 자신을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유권자로부터 평균 55.7%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 7~8일 실시한 조사에서 60.5%로 최대였고, 코리아리서치(KBSㆍ연합뉴스 의뢰) 8~9일 조사에서 받은 53.0%가 가장 낮은 수치였다. 반면 문 후보는 스스로 보수라고 답한 유권자로부터는 평균 15.7% 지지를 받았다. 보수층의 ‘반문(反文)정서’가 여론조사에서 뚜렷히 나타난 셈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보수층으로부터 평균 45.6%의 지지를 받았다. 39.7%(리서치앤리서치, MBC·한국경제)~49.3%(코리아리서치) 분포였다. 안 후보는 대신 진보층에선 평균 25.8%의 지지로 문 후보의 절반 수준이었다.

◇2012년 박근혜 지지의 48.3%→ 안철수=두 후보 주력 지지층의 이념성향이 다른 것은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누구를 투표했느냐는 질문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의 48.3%(칸타퍼블릭ㆍ리서치플러스ㆍ리서치앤리서치 조사 평균)는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반면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1.3%에 불과했다.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유권자의 61.3%는 다시 문 후보를 지지했다. 안 후보로 지지를 바꾼 응답자는 평균 24.5%였다.

3개 기관(리서치앤리서치·리서치플러스·한국리서치) 이 조사한 '지지후보 변경 의향' 과 관련한 문항에서는 두 후보 지지층의 응집도가 비슷했다. 문 후보 지지층의 29.7%, 안 후보 지지층의 31.3%가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중도는 안철수 39.3%, 문재인 33.7%로 각축= 문 후보가 진보를 잡고, 안 후보가 보수를 잡은 상황에서 중도ㆍ부동층 표심을 확보한 사람이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5개 기관 조사에서도 두 후보가 중도층에선 오차범위 내 지지율로 각축전을 벌였다. 자신 스스로 중도성향이라고 밝힌 유권자 평균 39.3%가 안철수, 33.7%가 문 후보를 지지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 실장은 "안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보수층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안희정 충남지사로 떠돌다가 갑자기 쏠려 지지가 공고하지는 않다"며 "남은 기간 안 후보가 이들을 투표장으로 부를 만큼 적극 지지층으로 만드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문 후보에게 진보의 쏠림보다 안 후보에 대한 보수의 쏠림이 10%포인트 가량 낮은 것도 변수다. 기존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수도권ㆍ충청 보수층이 안 후보 쪽으로 넘와와 보수층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중도ㆍ부동층이 중시하는 경제와 안보에서 안정감과 국정 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5개 조사에서 '투표할 후보가 없다'거나 '모름ㆍ무응답'을 선택한 유권자도 10.3%(한국리서치)~22.6%(칸타퍼블릭)에 이르는 것도 부동층의 표심을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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