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다발 권력 투쟁…중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에 시청자 열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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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도입부에 나오는 부패 관리의 현금 은닉 장면 [텅쉰스핀 캡처]

중국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도입부에 나오는 부패 관리의 현금 은닉 장면 [텅쉰스핀 캡처]

베이징 인근 별장의 벽에 걸린 그림이 걷히면서 가득한 현금다발이 드러난다.

청렴한 관리인 양 코스프레를 해왔던 전국적인 개발 허가권자인 국가 중앙부처 처장 자오더한(趙德漢)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집안 대대로 가난한 농부였다”며 울부짖는다.

중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로 불리는 반(反)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중국명 人民的名義)’의 도입부다.

중국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도입부에 나오는 부패 관리의 현금 은닉 장면

중국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도입부에 나오는 부패 관리의 현금 은닉 장면

중국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도입부에 나오는 부패 관리의 현금 은닉 장면

중국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도입부에 나오는 부패 관리의 현금 은닉 장면

중국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도입부에 나오는 부패 관리의 현금 은닉 장면

중국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도입부에 나오는 부패 관리의 현금 은닉 장면

중국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도입부에 나오는 부패 관리의 현금 은닉 장면

중국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도입부에 나오는 부패 관리의 현금 은닉 장면

벽과 침대, 냉장고 가득한 최고액권 런민비 돈다발을 세는 검찰 수사관들의 모습도 압권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국가에너지국 석탄사 웨이펑위안(魏鵬遠) 부사장(副司長·우리의 부국장 격)의 집에서 현금 1억 위안(165억원)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지폐 계수기 16대가 동원됐으며 그중 4대가 과열로 고장이 나기도 했다. 뇌물 등 총 2억 위안을 횡령한 웨이 부사장은 사형유예 판결을 받고 수감 중이다.

드라마 중 가상 지명인 한둥(漢東)성, 징저우(京州)시 부시장은 포위망이 좁혀오자 연회장에서 몰래 빠져나와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도주한다.

양슈주(楊秀珠) 전 저장(浙江)성 건설청 부청장이 드라마에서 재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극 중에서 한둥성 부패수사처 수사팀장은 교통사고를 위장한 트럭의 습격으로 혼수상태에 빠지는 장면이 나오는 등 표현도 거침이 없다.

드라마는 사루이진(沙瑞金) 신임 당서기가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지방 정부 내 권력 다툼도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사 서기가 부임하기 전까지 한둥성 부서기로 사법을 총괄하는 정법위(政法委) 서기 가오위량(高育良)이 대표하는 ‘정법계(政法系)’와, 성 상무위원으로 징저우시 서기 리다캉(李達康)이 대표하는 ‘비서방(秘書幇)’의 견제와 갈등이 치열했다. 사 서기의 부임 이후 양 파의 균형은 깨지고 주인공인 부패수사처장 허우량핑(侯亮平)의 수완 좋은 수사와 함께 개혁 국면이 펼쳐진다.

극 중 한둥성 성장과 당서기를 거친 부총리급 정치가 자오리춘(趙立春)은 과거 석유방이자 사법 짜르로 불렸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이 모델이라며 중국 네티즌들은 극 중의 부패관리와 현실 속 관리 맞추기 게임에 열광하고 있다.
드라마가 현실 정치와 오버랩되면서 시청률 1%를 넘기면 큰 성공으로 평가받는 중국에서 10일 방영된 22부는 전국 시청률 3.287%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 절정이다.

지난달 28일 2위로 방영을 시작한 이후 3회부터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에서만 클릭수 10억7000만을 기록 중이다.

한편 중국의 드라마 정치도 한창이다. 오는 8월 1일 인민해방군의 원형인 홍군 창설 90주년을 전후해 대작 드라마 ‘건군대업(建軍大業)’을 방영해 ‘건당위업(建黨偉業)’ ‘건국대업(建國大業)’을 잇는 당·국·군 3부작을 완성할 예정이다.


중국 방송언론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마오위(毛羽) TV드라마국장은 올 초  “최고의 역작 제작이 첫번째 임무”라며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최, 건군 90주년, 홍콩반환 20주년 등 주요 행사 기간에 맞춰 ‘인민의 이름으로’ ‘건군대업’ ‘추수기의’ 등 깊은 사상과 뛰어난 예술감각, 훌륭한 제작기술을 갖춘 우수한 작품을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류금지령으로 한국 드라마의 중국 추가 진출이 차단된 상태에서 지난해 54부작 역사극 금수미앙(錦繡未央)에 이어 정치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등 다양한 장르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라인으로 무장한 중국의 드라마 굴기(?起)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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