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아시안컵 본선 티켓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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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18 여자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투혼의 대표팀, 홍콩 6-0 제압 #한 게임 덜 치르고도 북한에 -1골 #우즈베크 2골 차 이상 이기면 진출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예선 B조 3차전에서 홍콩을 6-0으로 완파했다. 전반 44분 조소현(29·현대제철)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선 한국은 후반에 5골을 몰아넣었다. 한국은 2승1무(승점 7·골득실+16)가 돼 예선전을 모두 마친 북한(승점 10·골득실+17)에 이어 조 2위로 올라섰다.

여자대표팀은 투혼을 불사르며 아시안컵 예선을 치르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남북대결에선 혈투가 펼쳐졌다.

우리 선수들은 상대 선수 뿐만 아니라 일방적인 응원을 보내는 5만 명의 홈 관중과도 싸웠다. 전반 막판 상대 공격수 승향심에게 실점하며 수세에 몰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반격해 후반 31분 장슬기(23·현대제철)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이뤘다.

출전선수 모두가 정신력과 팀워크로 버텼다. 공격수 정설빈(27·현대제철)은 후반 막판 왼어깨 탈구로 고통 받으면서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참고 뛰었다. 전반 초반 상대 선수에게 고의적인 반칙에 쓰러진 골키퍼 김정미(33·현대제철)는 콧등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수비수 임선주(27·현대제철)는 김정미를 가격한 북한 선수에게 달려들어 야구의 ‘벤치 클리어링’ 같은 상황을 주도했다. 평소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동료들이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도록 용기를 냈다.

현장에서 관전한 김호곤(66)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여자대표팀 단장은 “실력과 기술도 훌륭했지만 정신력이 대단했다. 가슴 찡한 경기였다”면서 “다음달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6월에 열리는 카타르와의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8차전에서 이런 투혼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은 11일 열릴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에서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하면 북한을 따돌리고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차지한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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